지난달 G마켓·옥션과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사실상 결별을 선언하면서 3위 사업자인 11번가의 ‘어부지리(漁父之利) 효과’가 가시화됐다. 오픈마켓 중 유일하게 네이버 검색결과에 표출된다는 점에서 G마켓·옥션 고객 중 상당수가 11번가로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11번가의 월간 순방문자수(UV)는 총 1230만건으로 G마켓(1381만건)·옥션(1258만건)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차지했다. 2위 사업자인 옥션과는 2.2% 차이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번가 UV 증가세는 더 뚜렷하다. 지난해 1월 G마켓과 옥션의 UV는 각각 1302만건, 1226만건으로 올해 1월과 큰 차이가 없다. 11번가의 지난해 1월 UV는 922만건으로 불과 1년만에 33%나 증가했다.
최근 들어 11번가의 UV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지난 1월 1일부터 G마켓·옥션이 네이버에서 자사 쇼핑몰 데이터베이스를 철회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G마켓·옥션은 네이버가 ‘체크아웃’과 ‘미니숍’ 서비스를 통해 오픈마켓 사업 진출을 공식화 하자 네이버 검색에서 자사 쇼핑몰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이 때문에 현재 사용자들이 네이버에서 특정 상품을 검색하면 오픈마켓 3사 중에는 11번가의 쇼핑몰들만 검색된다. G마켓·옥션과 네이버 등 거대 공룡간의 싸움에서 반사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G마켓·옥션 데이터베이스가 철회된 1월 1일을 기점으로 G마켓·옥션의 UV는 각각 6%, 7%씩 빠진 반면, 11번가는 계절적 영향으로 0.4% 감소하는 데 그쳤다. G마켓·옥션에서 빠진 사용자들 상당수가 11번가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에 맞춰 11번가는 새해맞이 신규 마일리지 서비스를 오픈하는가 하면 TV·지하철 등 다양한 광고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1위 G마켓, 2위 옥션, 3위 11번가로 고착화된 오픈마켓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3사 간 UV 격차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좁혀 오다 올해 네이버와 G마켓·옥션간 갈등으로 차이가 더 줄게 됐다”며 “UV 상승이 취급고(거래량)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업계 순위에 적지 않은 변동이 있을 것”라고 설명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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