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시장 팽창으로 ‘쇼티지(공급 부족) 3형제’로 꼽혔던 사파이어잉곳·삼중메틸갈륨(TMG)·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등 주요 소재 및 장비 가운데 사파이어 잉곳 가격이 하락할 조짐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직경 2인치 제품을 기준으로 2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았던 잉곳 1㎜ 당 평균 가격이 올해 들어 20달러 초반대로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 참조>
이는 지난해 상반기 잉곳 가격이 14~15달러 선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여전히 40%가량 비싸지만, 가격이 상승국면에서 하락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했다.
배훈 디스플레이뱅크 연구원은 “업계가 생산 설비를 늘리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들어 잉곳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10달러 초반 수준으로 회복하는 시기는 2분기 말이 유력하나,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는 경우 (시기가) 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말 LED업계는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잉곳 가격이 상승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가격 하락이 현실화되면 LED업계가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락 원인은 우선 국내외 사파이어 잉곳 업체들이 증설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우리투자증권 등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문업체인 사파이어테크놀러지의 올해 생산능력은 2인치 웨이퍼 환산 기준 1200만장에 육박해 이 분야 1·2위 업체인 미국 루비콘(약 1300만장)·러시아 모노크리스털(약 1100만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됐다.
사파이어 잉곳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잉곳 가격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 업황 부진으로 고초를 겪었던 LED업계에 잉곳 가격 상승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잉곳업체들이 ’눈엣가시‘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실제 루비콘은 지난해 4분기 전년동기 대비 무려 3배가 늘어난 2950만달러의 분기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09년 4분기에는 순손실을 기록한 반면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률이 63%와 50%에 달했다.
김갑호 LI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잉곳업체들은 이미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고 LED업체는 잉곳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 말 20% 수준으로 바닥을 찍었던 LED 공장 평균 가동률도 다시 증가하며 잉곳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 점이 변수다. 때문에 업계가 마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적정 잉곳 가격인 10달러 초반대로 회복되는 데는 최대 3개월가량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ED업계의 한 임원은 “아직은 수요와 공급이 모두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잉곳 생산설비를 늘린 업체의 양산이 본격화되는 6월경에는 10달러 선으로 잉곳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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