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인도네시아에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자해 석유화학 기지를 건설한다. 이를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을 예방하고 현지 유화 투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같은 대규모 인도네시아 투자는 지난 10일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그룹 사령탑에 오른 신동빈 회장의 첫 작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 22일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 호남석유화학의 현지 투자 방안 등을 논의했다"며 "인도네시아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23일 밝혔다.
롯데에 따르면 호남석유화학은 인도네시아 반텐주 메락항구에 자리잡은 석유화학단지에 대규모 유화생산시설을 짓는다. 모두 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르면 올해 말 착공한다. 이를 통해 호남석유화학은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유화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또 지난해 1조5000억원에 인수한 말레이시아 유화기업 `타이탄`의 인도네시아 공장도 증설한다. 이 공장은 합성수지 원료인 PE(연간 생산량 45만t)와 BOPP(3만8000t)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다 메락항 유화단지에 신규 공장까지 들어서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PE 공장은 반텐주 라와아룸, BOPP 시설은 탕게랑 데사카두자야에 있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투자를 통해 글로벌 톱회사로 변신을 꾀할 것"이라며 "해외사업 강화는 2018년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4조원을 달성했다. 현재 생산 규모는 에틸렌 생산량 아시아 2위(247만t), 폴리프로필렌 2위(138만t), 폴리에틸렌 1위(180만t)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공장 투자가 완료되면 아시아 1등 석유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롯데마트 현지 점포도 둘러보면서 현지 관계자들과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는 앞으로 3년간 총 10억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현지 유통사업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 22개 점포를 두고 있는 롯데마트는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40여 개 점포를 새로 출점해 2014년까지 매장을 6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신 회장은 이번 출장에 앞서 16일 서울에서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과 만나 롯데와 인도네시아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룹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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