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전용 은행 상품, 출시 반년 지나며 `꽃` 핀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함께 스마트폰 전용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국민은행이 최근 개시한 스마트폰 뱅킹서비스.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함께 스마트폰 전용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국민은행이 최근 개시한 스마트폰 뱅킹서비스.

 이달 12일 우리은행에 고객으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스마트폰 전용 상품 금리가 좋아 과감히 스마트폰을 장만하고 가입하려고 했더니, 판매가 종료돼 아쉽다는 것. 바로 전날인 11일 우리은행은 판매한도 500억원을 채워 판매를 마감했다. 은행측은 이 고객을 포함 여러 고객들의 잇따른 연장 요청을 받아들여 고심 끝에 1주일 후인 18일부터 다시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해 6월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순차적으로 도입한 스마트폰 전용 상품이 ‘고금리 상품’ 입소문과 함께 서서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주요 은행별 실적을 보면 우리은행이 8개월여만에 한도인 500억원을 초과해 이달 22일 기준(이하 동일)으로 519억원을 판매했다. 은행은 판매한도를 500억원에서 1000억원을 더 높여 총 1500억원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10월 25일부터 판매한 국민은행(KB 스마트★폰 적금·예금)은 485억원, 지난해 12월 신한S뱅크 특판예금 상품을 내놓은 신한은행은 302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이밖에 농협과 하나은행은 각각 231억원과 99억원 규모의 상품 판매실적을 기록 중이다.

 주목을 끄는 것은 판매증가세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상품에 대한 반응이 매우 미온적이었다. 사실상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하는 고금리 상품임에도 판매실적이 저조해, 내부에서도 비판의 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말 이후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시판 후 큰 폭의 증가세 없이 11월까지 50억~60억원 수준으로 판매됐으나 12월 77억원으로 늘어났고 올 1월에는 무려 판매규모가 131억원에 달했다.

 김병윤 e뱅킹업무부 계장은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이 편리하면서도 금리가 좋아 주변에 입소문을 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젊은층을 타깃으로 재미(Fun)요소를 가입한 ‘KB 스마트★폰 예·적금’을 내놓은 국민은행은 매일 300~400좌 꾸준한 판매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상수 국민은행 수신부 상품개발팀장은 “마케팅을 따로 하고 있지 않음에도 고객 입소문에 꾸준히 판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연말에 계좌수 기준으로 10만좌(22일 현재 2만7907좌)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이를 달성하면 인터넷뱅킹 상품이 10년만에 이룬 성과를 1년만에 달성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은행은 상품 출시에 이어 이달 22일에는 은행권 처음으로 퇴직연금 가입고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가입정보와 평가금액 등을 조회할 수 있는 ‘KB 퇴직연금 스마트폰 뱅킹서비스’ 시행에 들어갔다.

 은행들은 현재 판매중인 상품 이외에 추가로 스마트폰 전용 상품 출시를 검토중이다. 우리은행측은 “스마트폰 상품 출시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으로 조만간 특화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농협도 “스마트폰 관련 추가 상품 출시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