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는 지난 3년간 우리나라 IT산업 정책의 큰 줄기를 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T를 융합산업 발전정책으로 업그레이드시켰고 휴대폰·반도체 등 하드웨어 중심이던 산업접근을 소프트웨어 쪽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시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IT 정책을 추진하는 주무부처가 분산되면서 빠른 정책 수립과 추진력에서 허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는 여전하다. ‘IT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이 일자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IT특보 등의 조직이 신설됐지만 업무를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융합·SW 중심 새판짜기=IT융합은 MB정부가 가장 공을 들인 분야다. u시티, u헬스케어, 그린 등 전통산업과 IT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장창출의 가능성을 밝혔다.
SW산업은 이번 정권만큼 주목받은 적이 없다. 1조원의 거금을 투입하는 ‘SW강국 전략’을 내놓으며 SW산업의 글로벌화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예산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용두사미’라는 일부 비판도 나왔다. 정부는 올해 소프트웨어와 시스템반도체를 결합한 새로운 성장모델 정책을 6월 내놓을 예정이다. 정보화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UN 전자정부 평가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외형 지표는 호조=‘IT홀대론’이 심심찮게 들려왔지만 대외적 지표는 괜찮은 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IT분야 수출과 무역수지는 각각 1540억달러, 782억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 성과를 거뒀다. IT산업에 대한 정부투자도 해마다 10%가까이 늘렸다. 올해 지식경제부는 IT분야에 전년보다 11.3% 늘어난 1조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키로 했다.
지난해 애플 ‘아이폰 쇼크’로 불리며 스마트폰에 대한 정책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스마트TV와 3D산업, LED융합 분야 등 새로운 성장분야에 대한 정책 대응 역시 비교적 빨리 이뤄지고 있다.
일부품목에 집중된 산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원천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는 데는 보다 많은 정책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IT 거버넌스 한계=MB정부가 IT 주무부처로 대변되던 정보통신부를 해체한 후 각 부처 간 거버넌스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심의와 규제 중심의 정책을 펼치면서 급변하는 스마트시대에 발 빠른 산업정책을 제시하는데 한계를 드러냈다. 와이브로가 이동통신 시장에서 힘이 빠지고 차세대 통신 전략이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MB정부 출범과 함께 급부상한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을 지경부, 방통위, 행안부가 제각각 추진하다 범정부 정책을 만들어내기까지 2년여 시간이 허비됐다. 문화부, 여성부 등이 대립하면서 게임법 개정이 늦어져 한국에서만 애플 게임 앱스토어 서비스가 안 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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