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한화·삼성…태양광 수직계열화 3파전

현대중공업 삼성 한화 등 태양광발전 사업을 진행 중인 주요 대기업 간에 수직계열화 경쟁이 불붙었다. 원재료인 폴리실리콘부터 최종 산물인 발전 시스템까지 태양광사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모델 구축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KCC와 합작해 태양광사업 폴리실리콘 생산을 최근 시작했다. 국내 그룹으로는 처음 `폴리실리콘→잉곳ㆍ웨이퍼→태양전지→모듈→발전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KCC와 합작법인 KAM을 통해 지난해 폴리실리콘 시험생산을 거쳐 올해 들어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갔다"며 "태양광사업을 신수종으로 키우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한화와 삼성 등 후발 주자들도 2013년께 수직계열화에 도전한다. LG와 SK도 폴리실리콘 사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과 한화는 신속하게 폴리실리콘 생산 규모를 늘려 일단 계열사들의 태양광사업에 공급하고 점차 원가를 낮춰 자체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한화케미칼이 1조원을 투자해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사는 전남 여수공장에 1조원을 들여 연산 1만t 규모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이르면 3월 착공식을 연다. 2013년 양산을 시작하며 시장 수요에 따라 증산도 추진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중국 태양광업체 솔라펀파워(현 한화솔라원)가 소규모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여수공장과 시너지 효과를 키울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정밀화학과 미국 업체 MEMC와 합작해 2013년 폴리실리콘 생산에 나선다.

삼성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폴리실리콘(삼성정밀화학), 잉곳ㆍ웨이퍼(삼성코닝정밀소재), 태양전지ㆍ모듈(삼성전자), 발전사업(삼성물산ㆍ에버랜드)을 각 계열사가 분담해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이면 한화와 삼성이 나란히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된다"고 전했다.

웨이퍼(LG실트론) 모듈(LG전자) 발전시스템(LG CNS) 등의 사업을 갖고 있는 LG도 LG화학이 폴리실리콘 투자를 결정하면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 SK도 SK케미칼이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하면 다른 그룹과 비슷한 체제를 이루게 된다.

폴리실리콘 생산을 통해 가장 빨리 수직계열화를 이룬 현대중공업은 서둘러 덩치를 키우고 있다. 충북 음성 태양전지 공장을 올해 2분기에 약 20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600㎿ 규모로 증설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생산 규모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또 현대중공업은 다른 태양전지 공장을 짓기 위해 올 상반기 중 투자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태양광사업에서만 매출 8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폴리실리콘 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태양광사업 단계 중 가장 돈이 되기 때문이다. 2008년에는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로 태양광이 각광받으며 ㎏당 400달러 이상 치솟기도 했다. 최근 공급 과잉을 빚으며 60~70달러 선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일경제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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