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 아모텍, 코텍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지난해 코스닥 시장이 선정한 히든 챔피언이다.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을 거쳐 코스닥 전성기를 이끌었던 기업들이 명맥을 유지하지 못하고 상장폐지에 내몰리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코스닥 상장사 중 지난 2001년말 이전 상장해 남아있는 종목은 500개다. 2001년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가 702곳이었으니 그중 202개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도약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시장논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화려하지 않지만 틈새시장 세계 1위의 히든챔피언들은 10년간 코스닥을 지키며 혁신을 통해 또 다른 세계 시장의 1위를 넘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주성엔지니어링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액 4233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 148.9%, 영업이익 239.1% 각각 늘어난 수치다. 반도체·LCD제조장비에 태양광제조장비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실적이 급등했다. 주가는 지난해말 실적이 반영되면서 이후 소폭 하락세로 1만8100원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올해 태양광과 OLED 장비 매출 증가로 2만원대 중반을 목표주가로 내세우고 있다. 20∼30%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2003년 코스닥 등록과 함께 칩 배리스터로 일찌감치 세계 일류상품 기업에 선정된 아모텍은 올해 세탁기와 친환경 자동차에 장착되는 BLDC 모터로 세계 1위에 도전한다. BLDC모터는 기존 기계식 모터와 달리 브러시가 없이 반도체칩을 통해 전기효율을 높이는 직류형 스마트 모터다. 세탁기의 자동화는 물론 자동차의 전장화로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다. 세계적인 세탁기업체인 월풀과 대우일렉에 모터 공급을 개시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소나타 하이브리드의 LED 쿨링팬과 배터리 냉각팬에 채택돼 10년의 연구성과가 올해 흑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모텍은 기존 전자부품 외에 BLDC 모터의 성장으로 올해 매출 120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전년대비 매출 37.4%, 영업이익 96.4% 성장을 내걸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하면서 주가는 6680원이다. 증시전문가들은 BLDC모터의 성장을 점치면서 1만원대 중반을 목표가로 제시하고 있다. 현주가대비 5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
카지노용 모니터 1위 업체인 코텍은 역시 전자칠판, 의료, 항공관제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산업용 모니터 세계 1위에 도전한다. 이한구 회장이 작년 1월 경영에 복귀한 후 전자칠판과 의료, 항공관제 등 고부가가치 산업용 모니터 시장에서 정상에 올라선다는 각오다. 산업용 모니터 시장 1위 계획은 서서히 실현되고 있다. 코텍은 의료용 모니터 시장에서 업계 글로벌 1, 2위인 GE와 지멘스가 작년부터 공급중이다. 광고용 디스플레이 분야인 PID 분야에서 일본 NEC와 전자칠판사업은 세계 1위인 스마트 테크놀로지스와 각각 손을 잡았다. 올해 매출액 1891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독일의 경우 1000여개의 중소 강소기업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부도 기존 대기업 중심 정책에서 중견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을 편다는 방침이어서 히드챔피언의 혁신적인 성장이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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