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아이폰을 출시하겠다고 25일 공식 발표하자 통신업계는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긴장하고 있다.
치열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통신업계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진입한 이후 지금까지는 KT와 애플의 아이폰, SK텔레콤과 삼성전자 갤럭시S라는 암묵적인 동맹 구도 속에서 마케팅 대결이 펼쳐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KT가 독점 공급하던 아이폰을 SK텔레콤이 출시하겠다고 밝힘으로서 이 같은 체제가 무너지고 스마트폰 경쟁이 `2라운드`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시장 구도는 변하기 마련"이라며 "어쨌든 통신업계의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 예상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KT도 SK텔레콤을 통해서만 국내에 단말기를 출시해온 모토로라의 새 스마트폰 아트릭스와 삼성전자의 구글폰 넥서스S를 도입하려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이렇게 두 업체 간 단말기 라인업에 차별성이 없어지면 경쟁 관건은 네트워크와 서비스, 요금제 등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스마트폰 이용으로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가 문제다. 또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많고 제품 충성도가 높은 아이폰 이용자의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와 요금제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타사보다 주파수를 넓게 쓰고 있다는 점은 트래픽이 집중돼도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비쳤다.
KT 관계자는 "1년3개월간 아이폰을 겪으면서 검증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이폰은 무선 데이터를 많이 쓰는 특성상 이용자가 3G망보다는 와이파이를 선호하는데, 와이파이 존이 많다는 것도 KT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또다른 이동통신사인 LG U+(유플러스)는 기술적으로 아이폰을 도입할 수 없는 주파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아이폰을 둘러싼 경쟁에서 배제된 상황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ㆍKT와 단말기 제조사 간 동맹 구도가 깨지면서 `어부지리` 성격의 혜택을 볼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더이상 단말기 공급을 SK텔레콤에 집중하지 않고 통신3사를 아우르는 출시 전략을 펼친다면, LG유플러스로서는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스마트폰 구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