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화케미칼, 중국 닝보 PVC 공장을 가다

한화케미칼 닝보 PVC공장 전경
한화케미칼 닝보 PVC공장 전경

 1966년 국내 최초로 PVC를 생산한 이래, 내수 시장을 선도해온 한화케미칼이 글로벌 PVC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중국 저장성 닝보에 PVC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간 것은 물론이고 가동률 100%라는 놀라운 생산력을 보이며 중국 시장에 안착한 것. 내수 중심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핵심으로 하는 ‘글로벌 케미칼 리더 2015’ 비전 달성의 전초기지가 될 닝보 PVC 공장을 다녀왔다.

 ◇전략적 기지 ‘닝보’=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약 1시간 반 가량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닝보는 부두 화물취급능력 중국 2위, 세계 4위 도시다. 중국 최대의 정유회사 전하이를 비롯해 다우케미칼·BP 등 글로벌 화학기업이 밀집해 있다. LG화학과 중국합작 공장인 LG용싱과 삼성중공업도 이곳에 진출해있다. 닝보시내에서 다시 차로 한 시간 이상 달리면 다셰 개발구에 위치한 한화케미칼 PVC공장이 나타난다. 다셰 개발구는 여수의 오동도처럼 육로와 연결된 섬이다. 닝보 다셰개발구는 한화케미칼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닝보시가 속해 있는 중국 화동지역과 화남지역은 플라스틱 가공 산업이 발달해 포장재의 수요가 많다. 때문에 중국 내에서 PVC 수요 또한 가장 크다. 특히 에틸렌 공법으로 생산된 고품질 PVC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매년 해외에서 100만톤 정도를 수입해 오고 있다.

 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이 “준공 당시 공장 가동률이 50%만 넘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영업실적이 호조를 보여 공장 가동률이 100%인 상황”이라고 말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또 여천NCC로부터 PVC 생산의 핵심원료인 에틸렌이 연간 15만톤이나 공장 바로 옆 항구를 통해 들어온다. 이 뿐만 아니라 PVC생산 원료인 무수염산 또한 다셰 개발지구내 중국 화학기업인 완화와 자원순환 네크워크를 구축, 공급받고 있다. 완화는 제조공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인 무수염화수소를 물에 녹여 무수염산으로 만들어 처리하고 있다. 사실 처리라고는 하지만 처치곤란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정도로 골칫거리였던 부산물이다. 한화케미칼은 완화와의 협력으로 염소 제조에 필요한 전해조 및 발전시설, 전력사용에 필요한 설비·비용 투자를 피했다.

 ◇고품질 PVC로 차별화=공장부지로 들어서면 PVC 생산·건조 공장이 나타난다. PVC는 에틸렌과 무수염산의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된 에틸렌디클로라이드(EDC), 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VCM)로부터 만들어진다. 생성된 PVC는 물속에 잠겨 있는데 약 7 대 3의 비율로 물이 더 많다. 때문에 물을 제거하고 젖은 PVC를 건조하는 공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산된 PVC는 가공 공정을 거쳐 최종 포장된다.

 연간 PVC 생산능력은 30만톤이지만 가공 공장은 45만톤의 규모다. 후공정 생산능력이 전체 생산량보다 작으면 사소한 문제로도 감산이라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 당시부터 이를 고려한다고 한다.

 PVC 포장 공장에서는 예상과 달리 냄새가 나지 않는다. 건조된 PVC는 무색·무취다. PVC 포장 포대 안에는 흰색 PVC가루가 담겨 있다. 손으로 만져보면 미세한 입자의 감촉이 느껴지는데 옷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PVC 입자 크기는 15㎛정도인데 섬유의 공극보다 작아 잘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된 제품은 HG-1300이다. PVC도 등급에 따라 용도가 달라지는데 HG-1300은 필름이나 병원용에서 사용하는 튜브·혈액보관용 비닐팩 등 고급 제품에 원료가 된다. 흔히 알고 있는 PVC 파이프 등은 HG-700정도의 저급 제품이다.

 포장은 낱개 포장과 대형 벌크형 포장이 있는데 작은 포대 포장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대형 포장으로 하는 것이 원가측면에서는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중국 시장 내 점유율 문제없다=공장 내부 유휴부지는 PVC 3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증설될 부지다. 중국 시장의 수요가 많아 증설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PVC 세계 수요의 약 30%를 점유하는 최대 시장이지만 전체 수요의 약 70%는 카바이드를 원료로 하는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카바이드 공법은 중국에서만 사용되는데 석탄을 원료로 PVC를 만들기 때문에 저렴한 반면 불순물의 함량이 높아 품질이 떨어진다. 이에 반해 한화케미칼의 에틸렌 공법은 석유에서 추출한 에틸렌을 원료로 한다. 카바이드 공법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고품질의 PVC를 만들 수 있다.

 한상흠 현지 법인장은 “과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카바이드 PVC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석탄과 전기료의 인상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약화, 중국정부의 규제와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에틸렌 공법 PVC의 비중이 연평균 약 5~7%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내 경쟁에서도 보다 우월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닝보(중국)=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물류창고에 적대된 PVC제품
물류창고에 적대된 PVC제품
PVC제품 포장 공정라인
PVC제품 포장 공정라인
PVC제품 포장 공정라인
PVC제품 포장 공정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