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가 국민은행 안의 카드사업 부문에서 전업 카드사로 독립한다.
KB국민카드 분사를 계기로 카드업계 비중이 카드 전업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KB국민카드는 2일 오전 시내 종로구 내수동 사옥에서 설립 주주총회를 거쳐 설립식과 최기의 사장 취임식을 하고 공식 출범한다.
자본금 4천600억원, 직원 수 1천250여명으로 광화문의 본점과 서울, 부산, 인천, 울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 25개의 영업점으로 시작한다.
이 카드사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2조4천억원, 카드 이용실적 65조원, 신용카드 회원 수 1천51만1천명, 가맹점 수 211만4천개, 연체율 1.02%로 카드업계 2위를 차지했다.
KB국민카드가 분사하는 것은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전업 카드사가 보수적인 은행계 카드사보다는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편이다.
최근에는 카드사의 수익성이 좋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고 있다.
작년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경우 1조1천억원의 순익을 올려 신한은행(1조6천억원) 부럽지 않았다.
이처럼 카드의 수익이 많자 2003년 소위 `카드 대란` 당시 은행계 카드사 위주로 운영됐던 카드업계가 다시 전업 카드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재작년 11월 하나SK카드가 전업 카드사로 변모하면서 전업 카드사는 롯데카드, 비씨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6곳이 됐다.
작년 9월 카드 이용액 기준으로 전업 카드사가 카드업계에 차지하는 비중은 54.5%였다.
KB국민카드가 8년 만에 다시 독립함으로써 그 비중은 7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는 우리카드, 농협 채움카드 등의 분사를 예측하는 시각도 있어 실제로 성사될 경우 전업사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KB국민카드의 분사로 전업 카드사의 비중이 커지면서 업계에는 치열한 경쟁도 예상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과도한 경쟁으로 `제2의 카드 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카드사들이 KB국민카드의 분사 초기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카드사들은 KB국민카드의 분사가 아니더라도 현금서비스 금리,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KB국민카드는 이런 점을 고려해 과거처럼 양적 경쟁을 통해 시장점유율(MS)을 늘리기보다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차별하된 서비스를 통해 질적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KB국민카드의 분사가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드사들에 지속적으로 건전성을 확보하고 지나친 할인ㆍ적립 등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도록 주문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안정적 리스크 관리 역량에 전업사의 장점인 신속한 의사 결정과 고객 요구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 역량을 강화해 카드업의 본질에 맞도록 운영 역량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