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급 물체도 보는 광학현미경 개발

50㎚(나노미터; 1㎚=10억분의1m) 크기의 물체도 볼 수 있는 최초의 광학현미경이 영국에서 개발됐다고 BBC 뉴스가 1일 보도했다.

맨체스터 대학 연구진은 미세한 유리 구슬을 이용, 산란하는 빛을 다시 모아 표준 현미경을 통과시키는 방법으로 나노 크기의 물체를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현미경으로 바이러스 개체의 관찰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현미경에 사용되는 기술은 물체 부근에 방출되지만 모두 사라지는 `소멸파`를 유리구슬로 모아 다시 집중시키는 것이다. 이런 기술을 이용하면 지금까지 원자력현미경이나 전자현미경 같은 간접적인 방식으로만 볼 수 있었던 물체를 육안으로 자세히 볼 수 있다.

가시광선을 통해 나노급 물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빛의 법칙을 깨뜨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처럼 작은 물체는 `회절(回折)한계`라고 알려진 물리학적 성질에 의해 가시성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회절한계는 빛이 400~700㎚인 자신의 파장 절반 이하로는 초점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물체가 빛 파장의 절반보다 작으면 일반 광학 렌즈로는 볼 수 없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물체의 표면에서는 소멸파도 형성되는데 소멸파는 경계면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급격히 사라지지만 회절한계가 없다는 특성을 갖고 있어 이를 포착하기만 하면 표준 영상기법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연구진은 2~9㎛(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1 m)의 유리구슬을 관찰 대상 물체 위에 올려놓아 회절한계를 역전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유리구슬은 표본을 통해 방출되는 빛을 포착해 소멸파를 모으고 이를 표준 현미경이 포착할 수 있을 정도로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다양한 고체형 미세 표본들, 더 나아가 블루-레이 디스크(청색 레이저를 이용하는 차세대 광디스크)의 미세한 홈까지 이 방법으로 영상을 포착함으로써 종전의 광학현미경 기록을 경신했다.

이들은 기존의 형광광학현미경 기술로는 하나의 표본을 처리하는데 이틀이 걸렸고 성공률도 10~20%에 그쳤지만 새 현미경은 세포와 박테리아, 더 나아가 바이러스 등 직접 관찰이 어려웠던 미세 생물체를 관찰할 수 있어 생물학 연구에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