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갈수록 악재에만 민감해져 가고 있다. 리비아 사태로 증시 불안감이 더욱 커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일례로 유가 급등에 따른 움직임만 봐도 잘 엿볼 수 있다. 유가 급등이 경제 전반과 각 기업들의 건전성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증시에서 악재성 재료는 맞다.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를 넘으면 그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증시가 추락하는 이유도 이런 흐름을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각 개별 기업으로 접근할 때 유가 급등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유가 급등이 호재인 곳도 있다는 얘기다. 태양광ㆍ풍력 관련 기업들이 대표적으로, 유가가 오르면 대체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커져 반사이익을 누리곤 한다. 이런 이유로 금융위기 후 유가가 오를 때 이들 기업의 주가는 같이 상승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이 같은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반사이익은커녕 증시와 함께 동반 추락하고 있다.
5일 예정된 중국 전인대 효과도 그렇다. 높아진 자국의 경제적 위상 덕에 전인대 전에 흘러나오는 내용이 증시를 달구는 것은 연례 행사처럼 돼 버렸다.
지난해에는 경제정책 방향이 내수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중국 관련주들이 집중 관심을 받았다. 올해도 전인대를 앞두고 주요 정책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곤 있지만 증시는 싸늘하다. 올해 키워드도 `내수`가 될 것으로 알려지곤 있지만 국내 상장 중국주들은 이렇다할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동 사태만 보더라도 전개 상황에 따라 세계 경제가 동반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계속 커지는 불안감이 일단 위험을 회피하자는 심리를 불러일으키면서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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