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커피숍에 앉아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20대로 보이는 여성 둘이 트위터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내용을 들었다. 일부러 들으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혼자 앉아 있으니 두 명이 나누고 있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들렸다.
한 명이 말하기를 며칠 전 팀장이 ‘개념 없게’ 자기를 팔로우해서 짜증이 난다고 했다. 갑자기 ‘응? 난 팀원들 모두를 팔로우하고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한 달여 전에 지인이 필자에게 얘기하기를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을 팔로우해서는 안된다’며 자신은 후배들을 절대 팔로우하지 않는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던 일이 생각났다. 물론 팔로우에도 사람마다 개성이 있고 철학이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필자가 작년 봄 ‘원더풀 트위터 라이프’를 집필하던 때의 일이다. 트위터에서 꽤 격렬한 두 사람의 말다툼을 목격했다. 한 사람이 다른 이에게 ‘왜 자기 허락 없이 자기 글을 리트윗 했냐’고 화를 냈다. 상대는 트위터에서 리트윗을 한 게 왜 문제냐며 항변했다.
누구를 편들자는 것은 아니지만 트위터에서 허락없이 자기 글을 리트윗을 했다고 화를 낸 사람은 좀 문제가 있다. 리트윗은 허락을 받고 하는 성격의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 리트윗은 전적으로 자유다. 모든 사람에게 다른 사람의 글을 리트윗 할 권리가 있다는 게 트위터의 암묵적인 룰이다. 리트윗이 있기에 트위터라는 서비스가 차별화된 의미를 지니게 됐으며, 자유로운 리트윗 덕분에 트위터가 이처럼 강력한 매체로 우뚝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위터에 올리는 모든 글은 트위터를 하는 누구에게나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언제 누가 내 글을 리트윗으로 다시 유통시키게 될지 모른다. 그러다 보면 언제든지 자기 상사에게도 전달될 수도 있다. 실제로 필자는 리트윗된 트윗 중에 우연히 아는 사람의 글을 발견하고 팔로우를 하게 된 경험이 수도 없이 많다.
다시 돌아가자. 자기 상사가 자기 글을 보는 것이 싫다면 트위터를 하지 말아야 한다.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것이 자기 속에 있는 말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일종의 ‘배설 행위’이고 이 때문에 트위터를 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익명으로 트위터를 즐기는 편이 낫다. 비록 상사가 직접적으로 자기를 팔로우하지 않는다 해도 언제 자기 글이 상사에게 전달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만약 조금은 비밀스럽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원한다면 트위터 보다는 페이스북을 권하고 싶다. 페이스북은 친구들에게만 게시물을 공개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친구 맺는 것도 상호 허락에 의한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상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물론 페이스북에서도 상사가 자기에게 친구 신청을 해온다면 난감하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기왕에 자기 상사가 자기를 팔로우했다면, 그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상사와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 어떨까? 만약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 화해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교감과 이해, 또 이를 통한 화해야말로 트위터가 가진 진정한 가치요, 모토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