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 상장하는데 한국거래소만 `요지부동`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 1일 뉴욕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로넥스트와 연계거래에 합의하면서 거래소간 합종연횡이 아시아시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올해 기업공개와 상장을 한다는 방침이어서 글로벌 거래소의 몸집불리기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는 NYSE 유로넥스트가 지난달 독일증권거래소와 합병한데 이은 것으로 글로벌 거래소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YSE 유로넥스트도 지난 2007년 NYSE와 파리·암스테르담·브뤼셀·리스본 거래소가 합쳐져 탄생한 점을 고려할 때 NYSE의 덩치불리기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글로벌 거래소들이 연대에 나선 건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세계 각국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초고속 사설 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기존 거래소는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3년 동안 NYSE의 거래량은 3분의 1이 줄었다. 슈퍼컴퓨터로 무장한 사설 거래소와 맞서자면 덩치를 불려 ‘규모의 경제’에 따른 비용절감과 신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도쿄거래소 역시 최근 연간 주식거래대금이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추월당하는 등 국제적인 지위가 하락하고 있어 상장을 통해 국내외 거래소와의 연계전략으로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주요 국가 증권거래소 간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한국거래소는 일단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거래소도 성장을 위해선 상장을 통해 자본을 키우고 지분을 교환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공공기관 지정으로 거래소의 기업공개(IPO)가 금융감독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