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최고혁신책임자로서의 CIO (CIO as a Chief Innovation Officer)

[전문가 칼럼]최고혁신책임자로서의 CIO (CIO as a Chief Innovation Officer)

 최근 IT분야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용어는 클라우드와 모바일 컴퓨팅일 것이다.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던 클라우드 컴퓨팅은 현실화돼 구름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작업한 파일들을 구름 속에 저장하도록 해주고 있다. 이제 IT서비스는 전기나 가스와 같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틸리티로 상품화됐다.

 IT 서비스의 유틸리티화는 기업 IT부서의 역할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종사용자로부터 정보화 요구를 분석해 정보시스템을 개발, 운용, 유지보수하는 전통적 역할로는 조직에서 생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기능들은 대부분 아웃소싱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로서소프트웨어(SaaS), 온디맨드 컴퓨팅 등을 거쳐 이제는 서비스로의 모든 것(Anything as a Service), 즉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충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IT부서가 쓸모없는 부서가 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인터넷, 웹2.0, 스마트폰 등의 확산이 몰고 온 엄청난 변화 속에서 이런 파괴적 기술을 활용해 어떻게 기업 혁신을 주도할 것인가 하는 역할이 변화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최고정보책임자(CIO)도 최고혁신책임자(Chief Innovation Officer)로의 변신이 필요하다. 혁신과 관련해 CIO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변화로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우선 고객중심적 열린 혁신이다. 무엇을 혁신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바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객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요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애플 아이폰의 멀티터치 스크린 기술은 애플이 내부에서 새롭게 개발한 기술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포착하고 기존의 외부기술을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한 결과다.

 이러한 혁신을 고객중심적 열린 혁신이라고 한다. 고객중심적 정신자세, 즉 혼(魂)을 갖고 고객과 기업 내외부 전문가들 간의 열린 협업, 즉 통(通)을 통해 고객요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것을 함께 창조(創)하는 것을 의미한다.

 IBM의 이노베이션 잼은 수만명의 내외부 참여자들이 재즈 잼에서와 같이 자기 마음대로 연주하듯 그냥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생각하지 못한 놀라운 새로운 연주, 즉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음으로 모바일 빅뱅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몇 년 내에 대부분의 인터넷 검색, 의사소통 및 정보교환,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혹은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 등도 모바일기기, 특히 스마트폰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PC 혹은 노트북은 이른바 하드코어 업무용으로만 사용될 것이며 이는 고객과의 인터페이스가 모바일기기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모바일기기는 언제 어디서든 접속되는 높은 접근성 및 즉시성과 더불어 위치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조될 수 있다.

 포스퀘어(foursquare)는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어떤 장소에 갔을 때 ‘체크인’ 함으로써 그 위치 주변에 대한 정보, 예를 들어 어떤 친구가 있는지, 어떤 음식점이나 장소가 좋은지 등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활동에 따라 시장(mayor) 등 다양한 배지를 선사하여 수집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초대량 데이터(Big Data)의 활용이다. 초대량 데이터 분석은 쌓여가는 데이터의 눈더미 속에서 데이터마이닝 기술 등을 활용해 새로운 지식정보를 발견해내는 작업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은 고객의 신상정보와 구매정보, 그리고 도서의 속성정보를 활용하여 협력 필터링이라는 새로운 도서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해 매출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향후 IT부서의 역할은 IT를 활용한 고객서비스의 혁신에 있다. 세계화된 이 세상에 블루오션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경쟁 기업보다 2% 앞서 나갈 수 있는 서비스혁신만이 유일한 길이며 이를 위해 IT부서는 IT융합을 통한 서비스혁신 부서로 거듭나야 한다.

 정철용 상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전 금융감독원 CIO) cyjung@sm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