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IT UP]문화맞춤형 옵션이 인기 비결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 쓰임이나 효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말은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던 제품이라도 해외에서는 ‘북극의 냉장고’처럼 쓸모없는 물건이 되기 십상이다. 각 나라별로 문화와 환경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체들은 현지 소비자들을 면밀하게 파악, 내수용 제품에 없는 기능들을 추가하기도 한다.

 웅진코웨이는 탄산수를 즐겨 마시는 유럽인들의 입맛을 제대로 간파했다. 육류와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다는 점에 착안, 탄산수냉정수기를 출시했다. 매번 탄산수를 슈퍼마켓에서 사먹던 유럽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웅진코웨이는 국내에서 ‘코웨이’ 정수기, ‘케어스’ 공기청정기, ‘룰루’ 비데 등으로 분리되어있는 브랜드를 해외시장에서는 ‘Coway’ 단일 브랜드로 통합, 시너지 효과를 높였다.

 한경희생활과학은 미국인들의 주거문화가 카펫에서 원목마루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봤다. 과거 카펫 시절에는 잘 사용하지 않던 스팀청소기 시장이 미국에서 확대될 것으로 확신했다. 경쟁제품 보다 약 20% 이상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해 소득 수준이 높은 동부 지역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을 타깃으로을 유도하기 위해 동부 백인층에게 중점적으로 영업을 했다.

 지난 2007년 스팀청소기를 중심으로 홈쇼핑 채널 QVC에서 판매 방송을 시작해 2008년 약 700만 달러, 2009년 약 1600만 달러(약 190억)의 매출을 올렸다. QVC에서만 전년 대비 253%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현재 미국 1위 백화점 ‘시어스’ 2위 백화점 ‘메이시스’에 입점해 스팀청소기를 비롯한 주요 제품을 판매 중이다. 올해 미국 매출 목표는 350억으로 잡고 있다.

 대우일렉은 쥐가 많은 베트남 지역 실정을 감안해 쥐 침입방지 세탁기를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기존 세탁기는 제품 하단부를 통해 손쉽게 쥐가 침입, 기판이나 전선 등을 갉아먹어 고장이 발생하곤 했다. 피자를 좋아하는 북미 지역 소비자를 겨냥해 `피자 전자레인지`를 개발, 미주 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전자레인지 상단에 피자를 구울 수 있는 전용 그릴을 채택, 약 30cm 정도 크기의 피자를 구울 수 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