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셔터글라스냐 LG전자의 FPR 편광이냐? 서로 다른 3D 구현 방식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양사의 제품을 직접 비교해볼 수 있는 시연회가 열렸다. 스마트저널 이버즈(www.ebuzz.co.kr)는 지난 3월 5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eBuzz 3DTV 소비자 품평회`를 개최했다.
이번 품평회에는 IT 전문 블로그 운영자와 트위터를 통해 공개 모집한 트위터리안 등 30명이 참여했다. 3DTV 시연은 시장과 기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민철 박사가 강연을 진행한 뒤 열렸다.
■ 어떻게 평가했나?
먼저 평가 대상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3사의 최신 46∼47인치 3DTV. 공정한 평가를 위해 로고는 모두 가린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충분한 평가를 위해 시연회는 1시간 동안 진행됐다. 평가 항목도 3D 화질과 입체감, 밝기 등을 모두 묻는 한편 3D 외에 일반 방송을 연결해 2D→3D 변환 화면 평가도 병행했다. 제품별 평가 위치도 공정성을 위해 TV 좌우, 안거나 서는 등 미리 지정한 포인트에서 참가자가 감상할 수 있도록 평가항목을 매길 수 있도록 했다.
■ 3DTV 기술 논쟁 왜 벌어지나?
평가 제품은 모두 일반 대리점이나 마트에서 구입했다(모델명 : 삼성전자 UN46D7000LF, LG전자 47LW5700, 소니 46NX710). 제품 모델과 가격은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가항목의 공정성을 위해 품평회 참가자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제품 구입가 삼성 393만원, LG 245만원, 소니 235만원).
이들 제품에는 모두 해당 제조사의 3D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연결했다. 타이틀은 공정한 시연을 위해 제조사가 요청한 3D 샘플이 아닌 HMG홈시네마디자인의 황문규 대표가 추천한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 타이틀 일부 구간을 반복했다. 황 대표가 이 타이틀을 추천한 이유는 "국내에 정식 출시된 3D 타이틀 중 가장 3D 효과가 뛰어나 테스트용 레퍼런스 타이틀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그 밖에 3D 안경은 원활한 평가를 위해 제조사에 요청해 받은 만큼 구비해놨다.
또 참가자가 해당 제품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품평회 후 설문 작성까지 모두 끝낸 다음 블라인드를 제거해 참가자에게 공개했다. 제품에 임의로 매긴 번호를 향후 조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없애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 LG전자, 대부분 항목 평가에서 우위
평가 결과를 보면 질문 대부분에서 LG전자가 우위를 보였다. 입체감을 묻는 질문의 경우 삼성은 109점으로 소니의 104점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한 반면 LG전자는 116점을 나타냈다. 최고점은 양사 제품이 비슷했으나 LG전자는 제품은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가 73%에 이른 반면 삼성전자는 67%에 머물렀다.
밝기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LG 116점, 삼성 106점, 소니 89점 순이다. 삼성은 보통이거나 우수하다는 평가 쪽에 점수가 몰린 반면 LG는 우수하거나 최고라는 평가에 쏠렸다. 방식 자체가 밝기에서 유리하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유로 3D 화질의 해상도를 묻는 결과도 LG 119점, 삼성 113점, 소니 107점 순을 기록했다. 시야각도 LG 113점, 삼성 109점, 소니 93점 순을 나타냈다.
시청환경에 대한 조사결과도 비슷하다. 3DTV를 감상하면서 화면이 깜빡거리는 느낌을 받았냐는 질문에 LG는 12%만 느껴진다고 답한 반면 삼성은 비율이 31%이었고 소니는 47%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은 어떠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참가자 중 60%가 LG 제품에선 이런 현상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답해 편안하다는 평을 했지만 다른 제품은 삼성 43%, 소니 30%로 뚝 떨어졌다. 매우 어지럽다는 반응도 LG(3%)보다 삼성(10%)과 소니(7%)가 높았다. 그 밖에 영상이 겹쳐 보이는 현상은 어느 정도로 느껴지냐는 질문에는 겹치지 않는다는 답변은 삼성 40%, LG 33%, 소니 20%만 그렇다고 답했다.
그 밖에 편광이라는 방식 자체의 장점상 LG전자에 유리할 것으로 보였던 3D 안경 착용감에 대한 결과는 예상대로 LG가 125점을 기록, 58점에 머문 소니나 95점을 나타낸 삼성보다 월등히 앞섰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컬러 표현력에서 좋은 평가를 끌어냈다. 실제로 시연회에선 삼성 제품의 컬러 표현력에 대해선 호평이 많았다. 삼성 제품의 컬러 표현력에 최고점을 준 참가자는 23%에 달한 반면 LG 제품에 대해선 10%만 최고라고 답했다. 점수는 삼성 115점, LG 109점, 소니 104점 순이다.
또 평가 제품을 TV마다 좌우 혹은 앉거나 서는 등 다양한 자세에서 잰 체크포인트별 평가에서도 삼성전자가가 우위를 점했다. 삼성전자의 UN46D7000LF는 325점, LG전자의 47LW5700은 318점, 소니 46NX710은 294점 순이다. 삼성전자가 원천기술을 보유해 더 유리할 것으로 보였던 2D 변환 효과에 대한 결과도 삼성 86, LG 84점으로 근소하지만 삼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3DTV 비교 시연 결과를 보면 총점은 LG전자 1100점, 소니 920점, 삼성전자 1058점을 기록했다. LG전자의 3DTV는 제품 직접 비교 평가 항목 8개 중 5개에서 1위를 차지, 참가한 트위터리안과 블로거 대부분의 호평을 끌어냈다.
LG전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한 이유로는 3DTV의 실제 시청 환경이 상당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3DTV를 매장에서 보면 잠시 안경을 써보는 수준이지만 이번 시연처럼 1시간까지 안경을 착용해본 건 처음이라는 참가자가 많았다.
이번 품평회에서 소니 제품의 경우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패널 속도 등 사양을 꼽을 수 있다. 셔터글라스 방식을 쓰려면 LCD 패널 속도가 빨라야 한다. 3DTV를 보다보면 크로스토크, 그러니까 왼쪽 눈에 보여줘야 할 영상이 오른쪽 눈에 가거나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는 이질감이 발생할 수 있다. 왼쪽․오른쪽 눈에 비춰질 영상이 완벽히 분리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천상 LCD 패널 속도가 빨라야 한다. 3DTV가 화면 2개를 동시에 재생하는 셈이어서 패널 속도도 2배는 되어야 한다. 하지만 다른 제품이 240Hz 이상인 데 비해 소니 제품은 절반인 120Hz다.
■ 참가자 "3DTV 살땐 입체감·화질·가격 보겠다"
한편 이번 품평회에선 3DTV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도 물었다. 참가자 중 37%가 현재 3DTV의 안경에 불만을 나타냈고 3D 콘텐츠 부족(27%), 어지러움증(20%)에도 아쉬움을 표현했다. 실제로 1시간 동안 길게 3DTV 시연을 진행하다 보니 어지럽다는 반응이 사방에서 나오기도 했다.
3DTV를 구입할 때 어떤 요소를 가장 고려하겠냐는 질문에는 3D 효과(입체감) 25%, 화질 21%, 가격 20% 순을 기록했다. 또 3D 안경 역시 무게(25%)와 가격(23%)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석원 기자 lswcap@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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