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자신감이 붙고 여기에 차세대 먹을거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작용했다.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연초 조사한 결과 연내 9개 은행이 27개 해외점포 설립 계획을 갖고 있다.
금감원 측은 “은행의 해외진출 규제가 대폭 완화된 가운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진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은행법이 개정돼 은행들은 국외점포 신설을 위해 금융위와 사전협의하는 불편이 사라졌다.
은행의 해외진출은 지점이 16개로 가장 많았고 현지법인과 사무소가 각 8곳과 3곳이었다. 지역별로는 고성장세가 기대되는 신흥시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새로운 성장원에 목말라 있는 이들 나라가 우리나라의 앞선 금융 인프라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중국을 필두로 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과 아랍에미리트·우즈베키스탄 등을 주요 타깃시장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사들도 해외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은행(IB)업무를 강화하는 등 해외 역량 강화에 나선다. 국내에서 대형 인수합병(M&A)과 기업상장(IPO)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 대우증권은 올해 아시아퍼시픽헤드쿼터로 명명한 홍콩법인을 통해 홍콩과 중국 현지 IB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우리투자증권도 연초 중국 IB시장 진출과 영업확대를 위해 베이징에 ‘베이징우리환아투자자문사’를 세웠다.
카드사 중에서도 해외에서 소기의 성과를 보이는 곳이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7년 홍콩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현지 기관투자가들에게 주식형펀드 판매에 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회사는 홍콩과 중국을 비롯한 영국, 미국 등에 진출해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비씨카드 역시 이달 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현지 최대 현금입출금기(ATM) 네트워크 운영사인 아르따자사와 현지 카드 프로세싱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증권은 현재 국제 금융의 핵심지역인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홍콩, 중국 북경, 일본 동경, 베트남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