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IT UP]소비자 한 명에게도 리콜 당한다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도요타 리콜사태.

 자동차 자체의 중대 결함이 직접 원인이 됐지만, 수많은 사용자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의견을 모은 미국 자동차 안전 관리기관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나서면서 도요타도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지금까지는 제품의 같은 문제점을 발견한 여러 사람이 뭉쳐야 리콜이 가능했다. 그래야 그 제품을 만든 기업과 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단 한명의 소비자가 전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시대다. ‘1인 리콜’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단 한명의 사용 후기가 수천, 수만명의 사람들의 구매결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인류 진화 및 경제·문화 발전과 함께 우리는 공동 번영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더 높게 추구하게 됐다. 예전엔 어떤 제품을 만들어 팔고 나면, 그 제품을 사간 국가나 지역의 국민이 어떻게 사용하든, 어떤 평가를 내리든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머나먼 에티오피아의 어린 농부가 피땀으로 수확한 커피열매의 터무니없는 가격과 맨해튼 커피 전문점의 비싼 커피 가격을 문제 삼는다. 같은 가격에 커피를 마시더라도, 어린 농부에게 조금 더 많은 값을 치를 수 있는 ‘공정무역(Fair trade)’ 제품이 하나둘씩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된다.

 국가는 존재하되 기업의 국적은 사라질 것이다. 국내 내노라하는 대기업들이 중국으로 본사를 옮기고 있는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 따라서 국내기업, 해외기업의 구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물론 그 기업이 벌어들인 부의 종착점이 어디인지로 국가의 경쟁력이 가려지게 된다.

 따라서 ‘세계화’와 ‘현지화’의 의미는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서 같이 갈 수밖에 없다.

 한 네트워크장비업체 사장은 “지금 돌이켜보면 10년 전 창업때는 시각이 참 좁았다”며 “지금 중국 등 해외시장이 없으면 회사 미래를 말할 수 없듯이, 앞으로 한국 기업도 세계속에서, 세계기업들도 한국기업과 직접 경쟁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기서 살아남는 기업이 진정한 승자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