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재훈 씨(32)는 최근 휴대폰을 바꾸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 휴대폰을 구입해 6개월만 사용하면 고급 자전거를 주는 상품을 보게 됐다.
행사 휴대폰이 2007년에 출시된 구형 피처(일반)폰이긴 하지만 인터넷 최저가로도 30만원을 호가하는 사은품 때문에 정씨는 구매 욕구가 일었다.
정씨는 "가입비(3만원)와 의무 사용기간 6개월간 통신요금(기본요금제로 7만2000원), 해지 시 내야 하는 위약금(2만5000원) 등 총 12만7000원만 들이면 30만원대 고급 자전거와 휴대폰을 얻는 셈"이라며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휴대폰을 잘 찾아보면 10만원 상당 현금이나 사은품을 주는 사례는 종종 볼 수 있지만 이런 사은품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말 그대로 자전거를 주문하니 휴대폰이 따라오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넘쳐나는 `공짜폰`이 소비자들 통신비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가운데 `공짜`를 넘어서 사은품까지 덤으로 주는 곳이 늘고 있어 충격을 준다.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휴대폰 재고를 처리함과 동시에 이동통신사들이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적극적인 `물량 공세`를 펼치는 것. 특히 온라인에서는 피처폰뿐만 아니라 저가형 스마트폰까지 공짜에 현금 10만원을 지급하는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혜택이 통신사의 마케팅 과다 지출로 이어져 사용자들 통신요금에 부과된다는 점.
해당 행사상품은 `아는 사람`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형평성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현재 SK텔레콤에서는 모토로이 등 초창기 스마트폰이 기기값 할부금 없이 12개월 약정으로 공짜에 팔리고 있다.
KT도 스마트폰 익스프레스뮤직을 12개월 약정에 현금지원금까지 제공하는 상품으로 팔고 있다.
LG유플러스에선 갤럭시U 등 주력 스마트폰을 본래 기기값(89만98000원)보다 훨씬 싼 할부원금(19만원)에 살 수 있다. 이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가격으로, 오프라인에서는 특별보조금 명목으로 원기기 값의 10만원 정도만 깎아주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이는 결국 이동통신사들이 통신 마케팅비로 통신요금을 더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일경제 김명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