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생명과학 교과서는 살아 있다

생명과학 교과서는 살아 있다
생명과학 교과서는 살아 있다

 연일 기름 값이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세계 석유 매장량이 얼마나 지속될지, 또 미래에 어느 나라가 에너지를 독점하게 될지 거론하지 않아도 지구의 미래를 위해 대체 에너지를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는 새로운 생명공학기술(BT)이 가져올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우려했다. 이런 우려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많은 과학 연구를 통해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은 우리 식탁에 자리 잡았다. 이제 윤리 문제를 넘어 인류가 당면한 식량 부족 문제와 환경 오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는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주목하고 있다.

 식량문제, 환경오염, 질병, 지속가능한 에너지 및 자원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생명공학기술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이 컴퓨터, 통신으로 인류에게 편리함을 제공했다면 BT는 질병 예방과 치료, 부족한 식량과 한정된 에너지 자원문제, 석유화학 연료에서 비롯한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인류 생존과 직결된 기술이다.

 세계 최고 공과대학인 미국 MIT에서는 오래전부터 학생들에게 꼭 생물학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 전자공학, 기계공학, 재료공학, 화학공학 등 모든 분야가 생물공학과 접목돼 있고, 미래 핵심 기술인 생물공학의 기초가 바로 생물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근에야 공대 학생을 대상으로 생물학 강의가 이뤄지고 있다. 물리와 화학은 비교적 쉬운 내용부터 어려운 내용까지 단계가 분명히 나뉘지만 생물학은 그 단계가 모호해 단순 암기과목으로 착각하기 쉽다. 저자들이 뭉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7명의 생명공학 교수들은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며 생명과학이 우리 삶과 얼마나 밀착해 있는지 보여준다. 실생활 속에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설명한다.

 우리 삶과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작은 미생물을 이용해 음료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인류 생존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는 바이러스 퇴치제, 백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려준다. 저자들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응용되는지 친절히 설명하고 바이오에너지, 화석연료, 생명윤리법 등 학생들이 한번쯤 고민한 내용까지 쉽게 풀어놓았다.

 유영제, 박태현 외 지음. 동아시아 펴냄. 1만4000원.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