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른다는데…`CMA 열풍` 재현될까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도 잇따라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은행으로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후행적으로 CMA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CMA 금리가 오르면 한때 `월급통장`을 갈아타는 것이 유행이 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던 `CMA 열풍`이 재현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금리 올리긴 하겠지만…큰 폭은 어렵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 CMA 금리의 인상폭과 시기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업계 1위인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CMA 금리도 인상하는 것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 3위인 미래에셋과 삼성증권 관계자도 "다른 증권사들의 동향을 살피겠지만 인상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CMA 금리 인상 시기는 기준금리 인상과 통상 1∼2주의 시차를 보인다.

이들 증권사는 인상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사들은 지난 1월 0.25%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되자 일제히 CMA 금리를 0.1% 포인트 올린 바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 담당자는 "올 한해 기준금리가 여러 차례 오를 것인 만큼 한번에 공격적으로 올리기는 힘들다. 과거처럼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올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내릴땐 `확`…올릴때 `찔끔`=현재 주요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 금리는 기준금리와 비슷한 2.70∼2.80%다.

동양증권과 삼성증권이 2.70%, 우리ㆍ대신증권이 2.75%, 미래에셋ㆍ대우ㆍ한국ㆍ하나대투ㆍSK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2.80%다.

작년 7월 이후 세번에 걸쳐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올랐지만, CMA 금리는 한번에 0.1%포인트씩 총 0.3%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증권사의 CMA 계좌 유치 경쟁이 과열된 2008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8월)에 0.2∼0.25%포인트 `통큰` 인상을 단행했던 것과 대비된다.

당시 기준금리는 5.25%였으나 CMA 금리는 이 보다 높은 5.40%∼5.60% 수준이었고 일부 증권사는 5.60%를 넘게 주기도 했다.

2009년 1월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하됐을 때 동일한 폭으로 내렸던 것과도 차이를 보인다.

2008년 말 4.5∼4.6%대였던 CMA 금리는 2009년 초 두번의 기준금리 인하로 3%대로 낮아졌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2.50%대까지 떨어졌다.

한 때 은행의 `제로(0)` 금리에 견줘 `고금리`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CMA의 매력이 상당 부분 줄어든 셈이다.

◇신규 계좌 증가 둔화…CMA 급증 어려울 것=현재 CMA 운용계좌 기준으로 업계 1위는 동양증권(370만계좌, 업계추산)이며, 미래에셋(120만계좌), 삼성증권(110만계좌), 한국ㆍ우리ㆍ대우증권(70만∼80만계좌)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MA 계좌수는 2008년 307만개, 2009년 203만개 늘었으나 작년에는 138만개 증가에 그쳤다. 낮은 금리 수준이 원인이다.

올초부터 지난 7일까지 29만개가 늘었다. 현 추세로라면 작년 증가폭에도 못미칠 전망이다.

CMA 잔고는 2008년 3조5천371억원, 2009년 7조1천186억원 늘었고 작년에도 5조7천208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올들어 지난 7일까지 석달 남짓한 기간에 238억원 느는데 그쳤다.

2월 한달 동안만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5조2천억원의 돈이 들어온 것과 큰 차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돼 수요는 이전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시장이 성숙해 과거와 같이 단기간에 계좌나 잔고가 급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