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3시 무렵 넥슨 일본법인이 있는 도쿄에는 진도 5의 지진이 발생했다. 근무 중이던 직원들은 동요했다. 종종 일어나는 진도 3 이하의 지진에는 익숙한 일본인 직원들도 도쿄에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얘기할 정도였다.
처음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가볍게 바닥이 움직이는 정도였지만, 점점 더 흔들림이 심해져 컴퓨터가 넘어지고 곳곳에서 기물이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지진이 1분 이상 이어지자 직원들은 모두 대피소로 황급히 이동했다. 대피소 도착 후에도 여진이 1시간 이상 계속됐다. 대피소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선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오후 4시가 지나면서 사무실로 복귀했지만 안전을 위해 모든 직원들은 조기에 퇴근했다. 쓰나미로 큰 피해를 겪은 도호쿠 지역의 참상이 방송에 나오면서 언제 또 큰 지진이 올지 모른다는 공포의 분위기가 계속됐다.
도쿄는 약한 여진으로 진정돼가는 분위기였지만, 12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다시 한 번 동요가 시작됐다. 방사능 유출 우려로 일본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은 귀국을 해야 하는 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피해가 막심하지만 일본은 불필요한 동요보다는 냉철한 대처를 보였다. 불안감이 감돌고 있고, 때때로 실제 위험이 감지되기도 하는 상황이긴 하나 오히려 한국 내 지인들의 걱정에 비해 일본인들은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식수와 식료품, 응급상황에 필요한 물품 등을 챙겼지만, 사재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재난 상황에 대해 전문가의 정확하고 공식적인 정보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네티즌들은 지진 대책과 피해 지원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앱스토어에서는 지진처럼 응급상황 대처와 관련한 앱이 상위를 점령했다. 특히 게임 이용자들은 지진과 관련한 주요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고 피해자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현재 일본 대표 포털 사이트인 야후재팬과 소셜네트워크 업체인 그리(GREE) 등 대표 IT업체에서는 지진 피해자를 위한 모금을 발 빠르게 시작했다. 일본에 진출한 우리 IT 업체들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넥슨 일본 법인은 게임 이용자들과 함께 모금을 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네이버에서도 모금을 진행 중이다.
넥슨 일본 법인 정효은 hyoni@nex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