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최근 자체 개발한 영상회의 시스템을 상용화하기에 앞서 자사에 먼저 도입했다. 고유가로 해외출장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필요성이 떨어지는 출장은 영상회의로 대체하자는 취지에서 내놓은 대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비용을 절감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영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다른 기업에서도 이런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영상회의 시스템을 보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3일부터 전국 174개 직영주유소의 자정 이후 심야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또 전국 직영주유소의 야간 광고 조명도 영업에 필수적인 것을 빼고는 모두 껐다.
이와 함께 임직원의 출퇴근 차량에 대해 5부제를 실시하고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점심시간과 오후 8시 이후 소등 △개인용 온열기 사용 금지 조치도 취했다.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촉발된 고유가가 기업의 `일하는 문화`를 `에너지 절감형`으로 바꿔놓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기업들은 △영상회의로 출장 대체 △3층 이하는 걷기 △일 안할 때는 전등ㆍPC 끄기 △차량 5부제 △심야영업 축소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일부 기업은 직원들이 집에서도 회사 통신망에 접속해 일할 수 있게 하거나 주거지에서 가까운 원격 사무실로 출근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근자가 사무실에 있는 층에만 난방을 공급하고 점심시간에는 자동으로 소등한다. 삼성SDI는 창가에 자동 조도센서를 부착해 낮시간에 낭비되는 전력을 없앴다. 또 엘리베이터 사용을 줄이기 위해 회사와 생산공장 건물 1~3층을 `건강층`이라 이름 붙이고 걸어다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전력 사용량을 줄여주는 자동 조명제어시스템을 서울 을지로 본사에 이어 남산ㆍ분당ㆍ대전지역 사옥으로 확대했다. 이는 사원들의 건물 출입정보를 조명제어시스템과 연계해 자동으로 점등ㆍ소등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포스코는 최근 서울 본사 24층에 고정석을 없앴다. 사원들이 그때 그때 좌석을 선택해 업무를 처리하는 `스마트오피스`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김군역 포스코 인재혁신실 혁신기획그룹리더는 "중요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날이면 독립공간을 사용하고 팀원들과 협업이 필요한 날은 3~4명이 모여앉을 수 있는 자리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과 소통이 더 잘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어 효율적"이라며 "스마트오피스 제도 도입으로 남게 된 사무실 공간을 임대해 연간 60억원의 수익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IT 기업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워킹을 확대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9월 경기도 분당 본사 사옥에 서울 광화문이나 서초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직원을 위한 `1호 스마트워킹센터`를 연 데 이어 현재 센터를 광화문ㆍ동작ㆍ관악ㆍ고양 등 7개로 늘렸다.
삼성SDS 역시 수원ㆍ강남 사업장 간 오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4개의 스마트워킹 센터를 만들었다.
스마트폰에 회사 내부 시스템을 깔아 이동하면서 메일확인, 결재 등을 할 수 있는 `모바일오피스`도 고유가 시대를 헤쳐가는 유용한 수단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해 귀뚜라미보일러, 대우건설, 삼성 등이 이 제도를 도입해 톡톡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 황지혜 기자/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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