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일본 대재앙] 전격 `전력5부제` 휴업 · 조기퇴근 일상화

 일본 기업들의 공장라인이 전력 부족으로 멈춰서고 있다. 도호쿠 대지진에 따른 ‘물난리’로 수천명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이번에는 ‘전력난’으로 컨베이어 벨트가 멈춰서고 있는 것이다.

 14일 일본 현지에 따르면 대지진 여파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일본이 14일 계획정전 시행에 들어가면서 일본 산업계에 쓰나미 후폭풍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부터 지역별로 3시간씩 정전을 하는 이른바 전기 5부제가 전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잠정 휴업은 물론이고 조기퇴근, 2교대 근무제 등 비상근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침수 등 쓰나미의 직접 피해를 입은 센다이, 미야기현·후쿠시마현 등 북동부 지역뿐 아니라 남동부에 위치한 도쿄 인근의 전자회사 공장들 역시 계획정전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조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인 J사가 14일 오후 2시 직원들을 퇴근시키는 등 남동부 지역 전자회사들까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전력난으로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전철 또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조기 퇴근 및 자택근무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직 전자업체 출신으로 현재 가와사키현에 거주 중인 A씨는 “회사 사무실에서 인터넷 이용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어 일찍 퇴근했다”면서 “전력을 아끼기 위해 계획정전을 실시하다 보니 인터넷 및 대중교통 등 사회기반시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기업들 역시 전력부족 사태 해결에 발 벗고 나섰다. 파나소닉은 야외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모두 끄는 캠페인에 들어갔다. 노운하 파나소닉코리아 사장은 “시간대별로 송전을 하다 보니 전기가 부족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는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현지의 이 같은 전력부족 사태가 일러도 4월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현지 관계자는 “극심한 전력난으로 상당수 회사들이 공장가동 및 회사운영 방안을 놓고 당황해 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14일부터 지역마다 교대로 전기를 제공하는 제한송전을 실시키로 했다. 일본이 전력난으로 제한송전을 실시한 것은 전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심장으로 불리는 도쿄 인근 지역은 14일부터 계획정전에 돌입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