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일본 대재앙]항공 · 해운 대비 더딘 육상운송 복구

 일본 대지진 여파에도 항공운송은 일부나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지만 육상운송만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센다이공항을 제외하면 나리타·하네다공항이 일제히 업무를 시작했지만, 육로 수송수단은 워낙 광범위한 지역에 흩어져 있어 복구가 쉽지 않은 탓이다.

 15일 현재 항공운송 부문은 공항 운항 재개로 지진 영향권에서 일부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수출입운임할인서비스(RADIS) 협력업체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후 폐쇄됐던 나리타·하네다공항은 지난 11일 오후부터 화물기 운항이 서서히 재개됐다. 이에 따라 12일 오전부터는 정상적으로 수출화물이 운송되고 있으며, 여전히 폐쇄 중인 센다이공항은 원래 화물기가 취항하지 않아 피해상황이 집계되지 않았다.

 항만은 동북부 시설 파괴가 심각하지만 해당 지역의 한국발 물동량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무역협회·한국근해수송협의회 및 RADIS 협력업체는 지진 이후 폐쇄됐던 일본 항만들이 지난 12일부터 대부분 재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물동량의 30%를 차지하는 도쿄·요코하마 해운 노선이 13일부터 정상운항되고 있다. 이번 지진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동북부 지역의 센다이·하치노헤·오후나토 등 일부 항만은 아직 제기능을 못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 수출 물동량의 3~4%에 불과해 그 피해는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지역별로 산재된 육상운송 인프라 복구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야기·후쿠오카 등 동북지역 도로 1450곳이 파손돼 차량 운행이 불가능하고, 철도 8곳, 교량 22개도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전해지는 것처럼 전력이나 용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육상운송 인프라 복구 작업도 그 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곡물기업인 미국 카길은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내 물류업무에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길은 이날 성명에서 “현재 일본 내 고객들이 입은 피해상황을 조사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