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훈 삼일공업고등학교 컴퓨터응용기계과 졸업생(20)은 “‘산학연계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에 참여해 설비 기술을 습득하지 않았다면 설비를 다루는 일이 큰 고충이었을 것”이라며 “취업은 내 인생의 출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수원 화성에 있는 삼일공업고등학교(교장 소진억)는 107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학교다. ‘인성교육 우수학교’ ‘특성화학과 운영 최우수학교’로 선정되는 등 도전과 성공을 거듭해 왔다.
이 학교는 대학 진학을 우선시 하는 사회적 풍토에도 불구하고 ‘전문기술인력 양성’이라는 전문계고교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고 지난해 ‘산학연계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에도 나섰다.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이 사업은 참여 학생 40명, 참여 기업 16개, 수료율 100%, 취업률 97.5%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
삼일공고가 이 사업에 관심을 둔 이유는 세 가지다. 우수 기업을 선정해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맞춤 교육을 시행하고 졸업 후 바로 취업시키고, 맞춤 교육에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시행해 중소기업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건전한 직업의식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삼일공고는 사업 시작부터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정부, 학생, 전문계고교의 눈길을 끌었다. 이 학교는 각과의 특성에 초점을 맞춰 6개 과정을 개설했다. 이에 따라 과정별로 익혀야 하는 실질적인 기술 교육 내용을 분석해 교재를 개발했다. 학생이 이해하기 쉽고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교재를 통해 학생의 교육 능력을 향상시키고 현장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개설 과정별로 협약 업체 간부를 초빙해 강의를 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학교는 참여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뿐 아니라 참여 교사를 위한 노력도 펼쳤다. 사실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우량 중소기업 발굴부터 협약, 프로그램을 위한 교재 개발, 참여 학생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 등이 모두 교사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사진도 체계적으로 구축했다. 각 개설 과정의 담당자를 과·부장으로 선정해 관련 교사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이를 통해 모인 다양한 의견을 통합하는 형식을 취했다. 교사의 의지를 탄탄히 하기 위해 교직원 연수와 실무자 간담회도 시행, 산업체 현장과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 사업 결과 원하는 기업에 취업한 학생은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취업 전 사업 진행기간동안 지원된 식사비용이나 훈련수당, 취업 후 산업체 적응 훈련을 위한 지원금 제공 등의 혜택에 더욱 고마워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참여 학생의 성품과 인생을 바꿨고, 교사에게 사명감을 심어줬다. 차경용 담당 교사는 “사업 참여 학생 가운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위축되고 소극적이던 학생이 1 대 1식 교육훈련을 거듭한 끝에 졸업 후 직장에서 적극적이고 유머 넘치는 모습으로 막내로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대견해 했다.
삼일공고와 산학연계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을 펼치는 정밀 금형 업체 월드금형테크놀로지의 이신철 대표는 “젊은 기술 인력이 필요했고 병역특례 지정업체 선발 시 가산점을 준다는 인센티브까지 있어 이 사업에 참여했다”며 “금형 제조는 가공 과정의 한 부분만 제대로 기술력을 확보한다면 국내는 물론이고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기회가 많은 분야”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