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융합 분야로 저변 넓어진다

 3차원(3D) 입체 영상 제작업체인 드림한스, 디자인전문업체 디자인유노, 반도체 유통회사 석영브라이스톤, 위성항법 전문기업 두시텍. 로봇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이들 기업이 최근 한국로봇산업협회에 회원사로 가입했다.

 로봇을 융합의 결정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로봇관련 단체에 로봇 전문 기업이나 연구자만이 아니라 새로운 업계 전문가들이 속속 참여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동화기기나 공작기기용 업체들이 산업용 로봇에 관심을 가지고 영역을 확장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도 로봇과 연관고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한국로봇산업협회의 경우 2010년 3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신규회원사 18개 중 현재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은 7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향후 로봇에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개발 예정인 기업들이다.

 로봇의 미래를 연구하는 학회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한국로봇공학회는 다양한 시각이 로봇 연구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한국로봇학회로 이름을 바꾸고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을 회원으로 영입했다. 지은숙 KAIST 교수를 비롯해 디자인·인문사회 계열 교수진들이 로봇학회에 가입하기 시작했다. 이사회에도 비로봇 전공자가 3명이나 된다.

 이러한 융합의 분위기가 로봇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특히, 서비스 로봇은 사람을 대신하는 기기보다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기로 만들어 신시장을 만들어내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마치 스마트폰이 휴대폰과 전혀 다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듯이 새로운 기능을 하는 로봇이 서비스로봇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이야기다.

 오상록 한국로봇학회장은 “로봇 전공자들은 로봇 기능과 수준을 높일 수는 있지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다행히 여러 분야에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인문 사회 과학적으로도 접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