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막연한 기대감에 편승해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이 속출하지만, 실제 수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현대시멘트, 쌍용양회 등 시멘트주(株)가 크게 오르고 있고 AJS 등 내진설계 관련주, 웰크론 등 방사능 방재 관련주 등이 테마를 형성해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주에만 30% 이상 급등한 이들 종목은 대지진 복구 과정에서 수출 물량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를 호재로 삼았다. 내진설계나 방사능 방재 분야는 국내에서도 새롭게 조명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급등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여서 테마기류에 잘못 편승하면 깡통을 찰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시멘트 회사 관계자는 "피해 규모도 파악이 안 돼 수요가 얼마나 늘지 예상하기 어렵다. 투자자들이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며 증시의 과열반응을 경계했다.
다른 시멘트 업계 관계자도 "수요 증가를 예상하기는 이르다. 만약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한다고 해도 물량이 고정돼 있어 일반 소비재처럼 갑자기 생산과 수출을 늘리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시멘트주에 최근 거대한 거품이 형성됐음을 지적한 것이다.
내진설비 업종에도 문제 많은 테마주들이 즐비하다.
내진 설비를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일본 국내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만, 전체 매출에서 일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채 1%도 안 된다. 지진 상황이 단기 실적에 반영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일부 방사능 방재 관련주는 호재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종의 `짝퉁테마주`다.
웰크론과 크린앤사이언스 등은 방사선을 막아내는 원단이나 필터를 아예 생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테마에 편승하는 것은 위험한 방법이다. 막연한 기대감에 성급히 뛰어들기보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