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등 세트 수입 시장도 일본 대지진에 피해를 입었다. 전량은 아니지만 주요 카메라 모델 및 렌즈 등을 일본 본토에서 들여오던 글로벌 IT기업 국내 지사들은 지금의 조업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급 불균형 및 한국 시장 가격정책 변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어 좌불안석이다.
니콘은 이번 대지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인 센다이에 공장이 있다. 이번 지진해일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피해가 컸으며 현재 4개 공장의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또 니콘프라자 신주추, 긴자 지점 내의 서포트센터 역시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유통 물류시스템이 망가져 당장 한국에는 DSLR 기종 ‘D3’와 ‘D700’을 비롯해, 렌즈 ‘24-70’ ‘70-200’의 반입이 중단됐다.
니콘이미징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지사에서 수입을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 본사의 피해복구 완료 시점이나 조업 재개 시점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시장 수급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캐논 역시 일본 우츠노미야 공장이 큰 피해를 입어 렌즈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캐논 외에도 우츠노미야에 공장이 있던 소니·닛산·도요타 등 다양한 기업의 조업중단이 불가피하다. 신제품인 600D 등 카메라 본체를 생산하는 공장은 일본 남부 오이타 지역에 위치해 있어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캐논컨슈머이미징코리아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계획 정전을 시행하는 탓에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그만큼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지만 한국 시장 수급은 당장은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올림푸스와 소니·파나소닉·후지필름·시그마 등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파나소닉의 경우 루믹스 시리즈를 제조하는 후쿠시마 공장은 경미한 수준의 피해를 입었지만, 최근 인수합병한 산요전기의 도쿄제작소는 천정과 벽 등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어 상당한 생산 차질을 빚게 됐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일부 본사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상황”이라며 “올림푸스한국에 들어오는 제품은 비행기로 나르기 때문에 물류시스템 영향은 받지 않지만 올림푸스가 부품을 조달받던 일본 내 타기업의 피해 등으로 간접적인 영향은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의 조업 재개 시점은 일본 정부의 계획 정전과 맞물려 있어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