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16일 정례 위원회에서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에 대해 적격성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산업자본(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이 아닌, 금융자본이라는 성격은 인정했다.
최근 대법원이 론스타의 증권거래법 위반에 대해 무죄 선고를 파기환송하면서 촉발된 사회적 신용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 추가적인 법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로써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도 론스타의 적격성 최종 판단 때까지는 지연 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금융위는 이날 위원회 직후 최종구 상임위원의 브리핑을 통해 “론스타가 관련된 외환카드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추가적인 법리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최 상임위원은 “대주주 적격성 요건 중 사회적 신용요건 부분을 충족했는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금융위가 적격 판정을 내렸다가 향후 법원이 론스타의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최종 ‘유죄 판결’을 내릴 경우에 대비해 극도로 신중한 행보를 취한 것으로 풀이했다.
다만, 금융위는 이날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주도한 론스타펀드Ⅳ가 산업자본(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이 아니라, 금융자본으로는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은행법은 동일인이 소유한 비금융회사의 자본이 총자본의 25%를 넘기거나, 보유중인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이면 비금융주력자로 규정하고 있다. 비금융주력자로 지정되면 금산분리 원칙에 의해 은행 지분을 9% 이상 소유할 수 없게 된다.
금융위는 보도자료에서 “비금융주력자제도는 기본적으로 국내 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지배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비금융주력자 규정을 ‘론스타펀드Ⅳ’와 같은 외국 사모펀드에 적용할 경우에도 국내와 같은 도입 취지와 입법사례를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금융자본으로는 인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최종 적격성 판정은 미뤄짐으로써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승인이 안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기자의 질문에 “계약은 했고 5월 말까지는 유효하다. 다음 단계로 뭘 해야 하는지 금융위 결정에 따라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진호·김준배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