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재앙] `IT재난관리` 20% 부족하다

스마트 재난 대응체계 시급

[일본대재앙] `IT재난관리` 20% 부족하다

 일본 지진 해일(쓰나미) 대참사 이후 유선망과 수작업 중심의 초보적인 우리나라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이 도마에 올랐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재난정보를 취득하고 피해상황을 전파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 ‘스마트 국가재난관리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기술을 활용해 재난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선제적인 대응 인프라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소방방재청이 재난 발생 시 효과적인 피해 집계와 국민 홍보를 위해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을 전국 시·군·구 정보시스템과 연계해 운영 중이나 유선망으로만 제공돼 현장감 있는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태풍 ‘곤파스’ 등 주요 재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파악한 피해상황과 대처정보를 사무실로 들어와 PC에 입력,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안군청 한 관계자는 “태풍 곤파스 피해 때는 재난관리시스템 부하가 심해 피해상황 한 건을 접수하는 데 5∼10분씩 걸려 정작 피해 현장을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1000만명에 이른 상황에서 재난피해 집계 업무뿐만 아니라 대국민 정보 제공에서도 유선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다. 정보 전파가 그만큼 느리고 정보 전달 음영 지역도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네이버톡 등 민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업자와 제휴해 재난 시 정보를 뿌려주는 방안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최현호 한국정보화진흥원 책임연구원은 “일본 쓰나미 참사에서도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를 통해 생존확인과 구조요청 등이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SNS 재난전파 체계 마련은 물론이고 위성통신 등 뉴미디어를 활용한 재난 대응 전략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통신기반시설이 파괴되면 위성통신기기 탑재 차량을 재해지역에 즉각 투입하는 체계까지 갖추고 있다.

 현재 공무원이 육안으로 파악하고 수작업으로 입력하는 재난 모니터링 체계도 USN 기반 실시간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쓰나미에서 보듯 재난은 10여분 만에 닥치는 상황인 만큼 절개지·해안·하천·지하철 등 전국 위험지역에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갖춰야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관련, 지난 2008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USN을 활용한 재난상황 실시간 감지 전파사업 계획을 밝혔으나 국비 지원이 저조한데다 지자체 예산 우선 배정 순위에서 밀려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많지 않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실시간 피해집계, USN을 활용한 실시간 재난 모니터링 사업을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 도입했으나 통신요금 부담이 커 포기한 사례도 많다”며 “모바일 기반 스마트 재난관리 체계로 전환하려면 재난관리용 저렴한 통신요금 체계를 마련하는 등 민간 통신사와 협력도 중요한 난제”라고 밝혔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