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과 최악의 쓰나미. 한반도를 꽁꽁 얼게 한 기록적인 한파, 호주 퀸즐랜드의 폭우, 파키스탄 대홍수 등 기후 재앙이 지구를 강타하고 있다.
이상 기온의 여파로 치솟는 밥상 물가와 끔찍한 구제역 사태는 환경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기후변화는 지구촌 식구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공통 과제임에 틀림없다. 기후 전쟁은 다음 세대가 누릴 지구의 미래까지 훔쳐 쓴 대가이기 때문이다.
세계 석학이자 37년간 기후변화 문제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은 이 책에서 인류에게 닥친 환경 위기를 진단한다. 또 전 지구적 차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을 제시한다. 기후 변화는 단순히 과학 이슈가 아니라 세계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정치, 사회, 문화의 문제라고 경고한다.
인류 삶을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 문제와 기후 생태계 변화로 삶의 터전을 잃은 환경 난민, 기후 변화를 일으키고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화석연료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가장 취약한 경제 부문인 식량 위기 또한 인구 증가, 낮아지는 지하수면,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 온도, 녹아가는 빙하, 곡물로 자동차 연료를 생산하는 것 등의 요인이 얽혀 있음을 밝힌다. 현재 추세라면 기온 상승은 곡물 수확량을 줄이고 가뭄은 더 극심해지며 모든 지역의 생태계를 바꿔놓고 극단적인 기상 이변을 몰고 올 것이다.
이에 레스터 브라운은 환경 위기의 대안으로 ‘플랜 B’를 외친다. 지구를 파산 위기로 몰고 온 현재까지의 추세를 ‘플랜 A’라고 한다면 파산하는 지구를 구하는 생태경제학이 플랜 B다. 플랜 B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을 막고 세계 식량 안전을 되돌려 놓으며 파탄 국가의 숫자를 줄이는 긴급한 과제로 이뤄져 있다.
그 전략으로 △에너지 효율 혁명과 재생에너지원을 통한 기후 안정화 △생태 도시 계획 △빈곤 퇴치와 인구 안정 △지구 자원 보호를 들고 있다. 이미 이를 실천해 변화를 이룬 세계 곳곳의 방대한 사례를 보여주며 플랜 B가 실현 가능한 대안임을 증명한다.
이 책은 기후변화를 해결하려면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석유에 의존한 세계 에너지 경제의 국제화가 20세기의 특징이라면 21세기는 풍력, 태양열, 지열로 전환하는 에너지 생산의 지역화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한다.
레스터 브라운 지음. 이종욱 옮김. 도요새 펴냄. 2만5000원.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