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구글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은 단연 두 명의 창업자였다. 하지만 오늘의 구글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지난 10년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기업의 전성기를 이끈 ‘에릭 슈미트’다.
그는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와 비교하면 우리에게 다소 낯선 인물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 최고 전략가로 평가받으며 위대한 경영자이자 엔지니어로 손꼽힌다.
구글은 이미 단순히 성공한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혁신 기업의 대표 선수로 떠올랐다. 그런데 에릭 슈미트가 합류하기 전 구글은 창업 3년 동안 단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한 신생 벤처기업에 불과했다. 모두의 만류에도 구글호에 올라탄 에릭 슈미트가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기업을 흑자로 돌려놓은 것은 물론이고 그 흔한 성장통도 겪지 않은 채 지금까지 매년 20% 이상의 매출과 순이익을 늘렸던 것이다. 생존과 존폐를 걱정하던 구글을 하루아침에 세계를 지배하는 기업으로 변화시켜 놓은 에릭 슈미트. 미국 실리콘밸리와 월가에서 ‘구글을 세운 것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지만 구글의 성공을 이끈 것은 바로 에릭 슈미트’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구글의 초고속 성장 신화를 써내려온 에릭 슈미트의 지난 10년간 발자취를 정리한 이 책은 단순한 경영이론서가 아니다. ‘지금 당장 당신의 컴퓨터와 휴대폰을 끄고 진정으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라’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마우스 하나로 국경과 시공간을 무너뜨리며 세계를 지구촌으로 만들었다. 뒤를 이어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검색으로 IT산업 패권을 잡았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바꿨다. 이 세 사람은 1955년 동갑내기로 오랜 친구이자 경쟁자다. 빌 게이츠는 2001년 스티브 발머에게 자리를 내줬고 스티브 잡스는 건강 이유로 휴직한 상태다. 그리고 2011년 마지막까지 일선에 남아 있던 에릭 슈미트는 회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이 책은 기술보다 아날로그적 감성을 강조하는 에릭 슈미트의 이야기를 통해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점검하는 나침반이자 변화의 원동력을 제시한다.
강병준·류현정 지음. 토네이도 펴냄. 1만5000원.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