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끼가 좔좔…달리기도 아반테보다 한 수 위

벨로스터, 끼가 좔좔…달리기도 아반테보다 한 수 위

 기대를 모았던 현대 벨로스터가 지난주에 마침내 국내에 선을 보였고, 이번 시승으로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벨로스터는 딱 기대만큼의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었다.

 디자인은 너무나 실험적이어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겠지만, 어차피 타깃 고객이 젊은 층인 만큼 그들의 의견이 중요한데, 미니가 수많은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것처럼 적어도 젊은이들에게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듯하다.

 가장 관심을 모은 3도어 타입은 현대의 실험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으로, 형식 면에서 해치백과 쿠페의 특징을 함께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시선을 끌기에 좋으면서 실용적인 부분에서의 희생은 최소화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실험은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듯 보인다. 앞자리는 어차피 세단이나 해치백과 큰 차이가 없고, 뒷좌석에 앉아보면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수준이다. 도어가 세 개인 동반석도 뒷 도어는 좀 더 작고 입구가 좁아 타고 내리기에 조금 불편하고, 자리에 앉아 머리를 기대면 머리 위로 해치 유리가 위치하는 것도 어색하다. 하지만 그 정도는 이렇게 끼가 넘치는 차를 선택했을 때 충분히 감수할 만한 수준이다. 특히 젊은 커플이 타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이미 디자인도 다 봤고, 엔진과 변속기도 다른 차에서 경험한 터라 시승에 임하기 전 가장 관심이 쏠린 것은 주행 안정감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같은 1.6 GDI 140마력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아반떼나 엑센트에 비해 힘을 뽑아 쓰는 실력이 좀 더 나아졌다. 펀치력이 조금 더 살아있고, 최고 속도도 높았다. 시승 코스에 마침 고속도로가 포함되어 있어 시승 중 기록한 최고 속도는 210㎞/h였다. 오히려 더 가벼운 아반떼나 엑센트로는 도달하기 힘들었던 속도였다. 현대가 벨로스터라는 이름값을 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라 할 만하다.

 기대했던 주행 안정감도 그동안 국내에서 호평을 받았던 i30만큼 우수한 수준이어서, 180㎞/h 이상으로 가속해도 안정감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단지 i30는 후륜에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쓰지만 벨로스터는 아반떼처럼 토션빔이 적용되었는데, 고속 직진이나 코너 주행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려웠고, 조금 빠른 속도로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면 후륜의 충격 흡수 정도가 조금 떨어진다고 느낄 정도였다. 휠베이스도 i30와 동일한 2650㎜여서, 여러 면에서 i30와 닮은 점이 많다. 문득 BMW X5와 X6의 관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벨로스터는 파워와 안정감에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점수를 받았다. 단지 벨로스터라는 이름값을 하기에는 짜릿함이 여전히 부족한 편이어서, 터보 엔진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한 더 강력한 벨로스터의 등장을 또다시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더불어서 좀 더 향상된 주행 안정감을 구현할 수 있다면, 우리도 조만간 골프 GTI처럼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매력적인 핫해치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가격을 대충 살펴보니 비슷한 옵션을 적용한 아반떼와 거의 유사하다. 결국 아반떼와 벨로스터, i30가 선택의 동일 선상에 놓일 수 있는 상황이다. 당신이라면 이들 중 어떤 차를 고르겠는가. 아반떼보다 좀 더 잘 달리고, 안정감도 더 탁월한데다, i30보다는 디자인에서 더 끼가 넘치면서, 프리미엄 대우를 받는 벨로스터를 선택했을 때 지급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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