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재앙] IT업계 대일 비즈니스 `올스톱` 위기

 일본 대지진 여파로 비즈니스 행사가 취소되고 납품 중단이 잇따르는 등 대(對)일본 비즈니스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 진출기업들의 사업 계획 재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 523억원 가운데 일본 비중이 63%에 달한 보안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 14일부터 도쿄법인 사무실을 잠정 폐쇄하고 한국인 직원 5명을 귀국시켰다. 지란지교소프트는 다음 달로 예정된 일본 파트너사와 현지 및 국내 미팅을 모두 취소했다. 파수닷컴 일본 채널사들이 이달 자체적으로 개최하려던 설명회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지식정보보호산업협회는 오는 5월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한 ‘한일 정보보안심포지엄’ 참가업체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고심 중이다.

 이기영 부회장은 “지난해 일본 협회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추진하려던 해외시장 개척단 활동 등 각종 사업의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본 주재원들의 엑소더소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은 넥슨재팬에 파견된 한국인 직원과 가족들에 항공편을 지원하며 귀국 조치 중이다.

 NHN재팬도 한국인 직원과 가족 80여명을 귀국 조치하고 도쿄 사무실을 후쿠오카로 옮겨 임시 사무실을 마련했다. 소프트웨어 업체 알서포트도 필수 인력을 오사카 KOTRA 사무실로 옮기고 한국 직원과 가족을 귀국시킨 상태다. 네오위즈게임즈도 희망자에 한해 귀국 조치를 결정했다.

 휴대폰·디스플레이 등 제조업체들도 일본 비즈니스 위축이 현실화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에스에프에이는 직원들에게 일본 출장 자제령을 내렸다.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팬택의 경우, 고객사인 일본 KDDI 측으로부터 정상적인 제품 납품 연락을 받아 현재까지는 큰 영향은 없으나 장기적으로 미칠 여파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등 사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당장 주문량 감소 등 직접적인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일 수출 회원사 250개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1%에 달하는 203개사가 직간접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수출업체의 경우 대금회수 지연, 발주 연기, 생산차질 등 인한 매출감소를, 수입업체의 경우 원자재 및 부품조달 불안을 가장 큰 피해로 꼽았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대일 교역비중이 큰 전자·전기와 기계류 업종에서 피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며 “수출차질이 51.2%로 수입차질 27.6%보다 높게 나타나 장기적으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권건호·장윤정·박창규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