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차세대 전기차용 중대형 2차전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최근 열린 주총에서 그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EV(순수 전기차)용 중대형 2차전지 시장에서 의미있는 실적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사장은 “중대형 2차전지 부문에서 곧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2차전지 시장 전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의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같은 자신감은 최근 SB리모티브(삼성SDI 자회사)의 미국 현지 자회사인 코바시스가 미국전기차개발컨소시엄(USABC)에 참여해 차세대 EV용 2차전지 개발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중대형 분야에서 대내외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USABC는 미국에너지국(DOE)과 GM·포드·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3사가 사용할 하이브리드 자동차 및 전기차용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으로 삼성SDI는 이를 완성차 업계 공략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최근 발생한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박 사장은 “이미 상당부분 부품·소재를 현지화한 만큼 현재로써는 별 다른 피해가 없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는 경우 2가지 정도(소재)는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국내 2차전지 업계는 핵심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다.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음극재와 분리막의 국산화율은 각각 1%와 25%에 불과하다. 삼성SDI의 주 거래처는 이번 지진피해정도가 낮은 강서와 남부 지역에 위치해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 때문에 박 사장의 발언은 에너지 대란으로 공장 정전 등의 사태가 이어지는 경우 음극재, 분리막 등의 공급망관리(SCM)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SDI는 일본 지진후 내부적으로 긴급하게 대책회의를 여는 등 사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