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미터와 전기자동차는 올해가 실질적인 사업 원년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와 해외 시장에서나 비즈니스 기회를 엿봐야 했지만 스마트그리드 촉진법이 4월 예정대로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산업육성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내수시장 조성의 여건이 마련된다.
정부는 앞서 스마트미터·전기차 충전 등에 필요한 인프라를 조기 구축해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스마트미터의 보급률은 현재 5.7%에서 2020년까지 10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에서는 충전인프라 국가 표준을 제정하고 올해 하반기 내로 충전기 공인 시험인증 기준 및 안전기준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관련시장 형성을 위한 상시 수요관리시장 개설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스마트그리드는 전력피크 분산·탄소 감축 등 국가적 편익은 분명했지만 관련 투자비에 대한 회수 방안이 없어서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수요관리시장이 마련되면 스마트미터·전기차 이용을 통한 전력수요 감축 실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게 돼 자율적 시장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
본격적인 시장 개화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스마트미터 업계는 당장 4월께로 예고된 한국전력공사의 스마트미터 입찰 준비에 한창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는 이번 입찰은 벌써부터 가격경쟁 조짐이 보일 정도로 뜨겁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 사전작업으로 모델별 인증 획득 움직임도 일고 있다. 국내 스마트미터 시장은 내년에 100만대, 내후년엔 200만대 이상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차는 그동안 문제시 되어왔던 충전인프라에 대한 갈증이 해결될 전망이다. 그동안 전기차는 충전기 관련 기술기준·단체표준·전용요금제 등은 마련됐으나 국가표준화·시험인증·안전관리 제도 미비로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전기차와 충전기 간 접속·통신방식 등에 대한 국가표준을 6월경에 완료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인증 제도를 운영해 충전소 및 충전기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전반적인 상승 분위기에 기업들도 전기차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지속가능경영 화두로 ‘친환경’을 내걸고 내년부터 국내에서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에는 AD모터스가 전남 영광군과 4만3000대 규모의 전기차 양산공장 설립을 위해 투자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소 전기차업계도 새로운 시장가능성을 엿보고 보급형 전기차 개발을 위해 세력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산업협회는 지난달부터 2400여개 전기차 관련 부품업체들이 주축이 된 레저용 전기차 상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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