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러닝 산업 어디로] <상>생태계가 흔들린다

 국내 이러닝 산업이 몇몇 기업의 독점 체제로 운영되면서 시장의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닝은 사교육과 공교육의 발전적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오히려 대형 이러닝 업체들은 오프라인 학원을 운영하면서 사교육 시장의 맹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닝 산업의 방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2회에 걸쳐 진단한다.

 

 이러닝 시장이 몇몇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집중되면서 산업으로서의 건강한 생태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산업 육성은 지경부가, 콘텐츠 육성은 교과부가 관할하면서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이러닝 시장은 2005년 1조4708억원에서 2009년 2조910억원으로, 이러닝 사업자 수는 2005년 381개에서 2009년 1368개로 늘었다. 그러나 이러닝 사업자의 절반이 넘는 56.4%(771개)가 매출 1억원 미만의 영세업체다. 매출이 100억원을 넘는 업체는 3.0%(42곳)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경쟁력이 부족한 사업자 간에 저가·과당경쟁에 따른 콘텐츠 품질 저하를 낳고 있다. 이러닝 사업자 가운데 지식재산권(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저작권)을 보유한 기업은 30.1%일 뿐이다.

 이러닝 산업 종사자는 2005년 1만6414명에서 2009년 2만2687명으로 증가해 매년 1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하지만 이러닝 산업 전반에 선순환 구조(개발→거래→활용)가 정착되지 못해 이러닝 사업자 간 분쟁과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이러닝 전문인력과 기반기술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닝 업계 관계자는 “이러닝 기업들의 영세성도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지만 대기업과의 불공정한 계약 관행 탓에 경영난이 가중됐고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무리한 사업단가 삭감, 지재권료 전가, 소비자 피해책임 전가, 용역범위 임의변경 등이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진출도 미미하다. 국내 이러닝 사업자 가운데 200곳 이상이 해외 진출을 바라지만 실제 진출한 곳은 51개(3.7%)에 불과하다. 대다수 이러닝 제품은 국내용으로 개발돼 현지화가 미흡하고, 이러닝 사업자의 해외 마케팅 정보와 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닝 협단체 관계자는 “정부는 이러닝 업체들이 기술과 제품 및 서비스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교육정보화 관련 행사, 콘텐츠 개발 활성화에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업체들의 노력이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에서 지경부와 교과부가 유기적 협력으로 효과적인 정책적 지원을 펼쳐야만 한다”면서 “해외 수출을 지원할 때도 컨소시엄에 중소기업을 적극 참여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용 교과부 이러닝과장은 “이러닝 업계의 영세기업을 우대하고 진흥하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마련되고 있다”면서 “이러닝 시장이 잘 형성되려면 최대 수요자인 학교의 요구에 맞춰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다부처 공동으로 마련한 이러닝산업 발전 및 활성화 기본계획(2011~2015)도 수요자 중심으로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매출별 이러닝사업자 분포(단위:업체수, 억원)

 구분1억원 미만1∼10억원10∼100억원100억원 이상

 사업자수771(56.4%)289(21.1%)266(22.5%)42( 3.0%)

 총 매출액201(1.0%)1302(6.2%)8995(43.0%)10412(49.8%)

 자료:정보통신산업진흥원(2009년 기준)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