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업그레이드 그린파워 코리아] <1부> 본궤도 오른 저탄소 녹색성장(4)스마트그리드

제주 스마트그리드실증단지의 SK컨소시엄 홍보관에 설치된 전기차 시뮬레이션을 한 이용자가 체험해 보고 있다.
제주 스마트그리드실증단지의 SK컨소시엄 홍보관에 설치된 전기차 시뮬레이션을 한 이용자가 체험해 보고 있다.

 최근 스마트그리드 업계에는 반가운 소식들이 연이어 들어왔다. 스마트그리드 촉진법(지능형전력망 구축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지난 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 4월 임시국회 의결만 남겨 놓은 상태다.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연내 시행이 가능해진다. 이에 앞서 지식경제부는 ‘스마트그리드 사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전력도 송배전설비 지능화, 스마트미터 교체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4000억원 규모로 투자하고 이후 2020년까지 2조3000억원, 2030년까지 3조7000억원 등 총 8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마트그리드 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재정적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갖춰지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천명한 후, 이듬해 이탈리아와 함께 스마트그리드 선도국으로 선정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한 스마트그리드 사업이 드디어 ‘도약’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그간 정부와 업계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바탕=‘똑똑한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의 구축이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핵심이 될 것으로 판단한 정부는 관련 로드맵을 작성하고 제주도에 실증단지를 만드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해왔다.

 지난해 1월 정부는 2030년까지 총 27조5000억원 투자 규모의 스마트그리드 국가 로드맵을 확정했다. 정부가 초기 핵심기술 개발, 시장 창출 지원 등 초기 시장 창출을 위해 2조7000억원을 지원하는 한편 민간에서 24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로드맵에는 전기차 관련 인프라 구축, 제주도 실증단지 구성, 관련 법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겼다.

 2009년 12월부터 시작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조성 1차연도 사업은 지난해 5월말 마무리 됐으며, 오는 5월까지 2차연도 사업이 마무리된다. 실증단지는 △스마트 파워그리드 △스마트 플레이스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스마트 리뉴어블 △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 등 총 5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스마트미터 사용의 일상화를 위한 ‘스마트 플레이스’ 분야 사업에는 SK텔레콤·KT·LG전자·한국전력이 주축이 된 4개의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있다. 전기충전소 및 배터리 교환소·가정용 충전설비 등 전기차 확대 기반 마련을 위한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분야 사업에는 한국전력·SK이노베이션·GS칼텍스가 구성한 컨소시엄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 리뉴어블’ 분야에는 현대중공업·포스코ICT·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있으며 ‘스마트 파워그리드’는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는 전력거래소와 한전의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으로 세계에 ‘의지표명’=지난해 1월과 11월에는 세계에 우리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과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는 지난 1월 서울 코엑스에서 전 세계 스마트그리드 업계 관계자 2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2010 월드스마트그리드 포럼’을 열었다.

 11월에는 제주도에서 코리아스마트그리드위크(KSGW) 행사가 열렸다. 이 기간에는 스마트그리드 정부간 협의체(ISGAN) 1차 고위급 관료회의와 국제에너지기구(IEA) 스마트그리드 워크숍이 열렸으며, 제주 실증단지 종합홍보관과 각 컨소시엄별 체험관도 공식적으로 문을 열고 운영에 들어갔다.

 또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국제콘퍼런스와 국제 스마트그리드 기술표준 포럼이 잇따라 열렸으며, 스마트그리드 대표 기업들은 비즈페어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앞선 지난해 9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스마트그리드연합(GSGF) 미팅’에서는 구자균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회장이 부회장으로 선임됐으며, 2012년에는 2대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GSGF는 국내 및 국제 스마트그리드 비정부, 정부기관들의 협력을 원활히 하고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술의 연구 및 표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설립됐다.

 ◇스마트그리드 촉진법 제정으로 ‘기반구축’=스마트그리드 촉진법은 지난 7일 열린 국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통과됐다.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및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상된다. 본회의 통과가 완료되면 공포 후 6개월의 기간을 거쳐 연내 시행에 들어간다.

 법에는 지능형전력망 구축을 비롯해 관련 서비스 이용 촉진을 위한 종합적·체계적인 방안이 망라돼 있다.

 스마트그리드 촉진법 시행으로 생기는 가장 큰 변화는 사업의 안정성 확보다. 현행 제도에서는 에너지와 IT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사업인 스마트그리드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법이 시행됨으로써 관련 산업을 안정적·체계적으로 키울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사업자 측면에서도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지능형전력망 사업자 등록, 투자비용 지원, 인증 등에 관한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에 기업의 투자 활성화 및 고용창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 밖에도 수요반응·정보제공 등 다양한 에너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실제로 등장하는 등 에너지소비 환경의 혁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전기차의 충전설비.
전기차의 충전설비.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종합홍보관 개관식에 참석한 우근민 제주지사와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등 초청인사들이 홍보관 내부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종합홍보관 개관식에 참석한 우근민 제주지사와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등 초청인사들이 홍보관 내부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