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쇄전자 분야 세계 1위 잠재력 높다"

 국내외 석학들이 한 목소리로 한국 인쇄전자 산업의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최근 한국인쇄전자산업협회가 주최한 ‘인쇄전자산업 기술 아카데미’에 참석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인쇄전자 분야에서 독일에 이어 2위권 그룹에 속한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인쇄전자는 프린팅 공정으로 만들어진 전자소자나 전자제품을 의미하는데, RFID·메모리·디스플레이·전지 등의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인쇄전자 기술의 발달과 수요 부문의 확대로 관련 시장 규모는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인쇄전자산업협회에 따르면 세계 인쇄전자 시장 규모는 2013년 300억달러(약 36조원)에서 2019년 570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인쇄전자산업 기술 아카데미 행사에는 세계적인 권위자인 비빅 서브라마니안 미국 UC 버클리대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세계 동향과 응용 기술에 대해 강연했다.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전략기획단은 ‘인쇄전자산업의 국내외 시장 전망 및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인터뷰> 비빅 서브라마니언 미국 UC버클리 공대 교수

 “현재 인쇄전자 분야 세계 1위는 독일입니다. 독일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이 분야 세계 정상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 2위권입니다. 하지만 인쇄전자 발전에 필요한 화학·전자·반도체 기술이 강해 정부의 집중적 지원이 이루어지면 세계 1위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인쇄전자 분야 세계적 석학인 비빅 서브라마니언 미국 UC버클리 공대 교수는 20일 “인쇄전자가 향후 5년내 센서와 RFID 분야에서 실리콘과 동등하게 경쟁하거나 실리콘을 앞설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10여년 전 반도체 기업에 있을 때 인쇄전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 지금은 이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World Class University)에 선정된 순천대가 초빙,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는 모두 실리콘을 기반으로 만들기 때문에 제조공정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이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인쇄전자를 이용하면 20번 이상이 필요한 반도체 공정을 4, 5번으로 줄일 수 있다. 인쇄전자가 전자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다.

 비빅 교수는 인쇄전자가 “모든 전자부품에 유용하게 적용되는 기술”이라면서 “특히 디스플레이·메모리·센서·배터리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분야에 가장 앞선 나라가 독일이라면서 “독일이 100점이라면 한국은 미국과 같이 50점, 일본·대만은 45~40점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인쇄전자가 발전하는데 필요한 3대 요소(화학·전자·반도체)가 강해 정부의 든든한 지원만 보태지면 독일을 제치고 충분히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빅 교수는 현재 실리콘이 대세지만 몇년 후에는 일부 분야에서 인쇄전자가 실리콘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 대표적 예가 센서와 RFID”라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