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원전 사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국내 원전에서도 모두 200차례에 가까운 고장이 발생하는 등 원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는 부산과 울산·경북·전남 등에 상업용 원전 21기가 가동 중이며 대전에도 연구용 원자로 1기가 있다. 또 5기가 건설 중이고, 2기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부산 기장군에 5기가 가동 중이고, 울산 울주군에 3기가 건설 중이며 2기가 추가로 건립될 예정이다. 국내 원전의 효시인 고리 1호기는 1978년 4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뒤 설계수명(30년)을 넘긴 채 계속 가동 중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고리와 울진·월성·영광·신고리 원전에서는 모두 196차례에 걸쳐 고장이 발생했다. 올해를 제외하면 연평균 17.5차례의 고장빈도이다. 원전별로 보면 울진이 66차례로 가장 많았으며 영광 56차례, 고리 39차례, 월성 27차례 등이고 가장 최근에 가동에 들어간 신고리 원전에서도 8차례의 고장이 일어났다.
이 같은 사고는 일본 대지진과는 다른 양상이지만 국내 원전도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원전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 단층대에 위치한 신고리원전과 월성원전의 경우 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현재 국내 원전의 내진 성능이 규모 6.5”라며 “이 정도 크기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원전 설비 고장 또는 오동작으로 인한 2차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부산·울산지역 시민·환경단체는 최근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관련해 설계수명이 끝난 고리 1호기의 가동중단을 촉구했다. 올해 초 2차례나 정지한 바 있는 영광원전 5호기 근처 주민들도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대전 하나로 원전에서는 지난달 20일 방사선 누출사고가 발생 ‘백색비상’이 발령되는 등 2004년부터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21일 원자력안전 관련 최고자문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열어 자문단 구성, 점검 항목 등 계획을 수립한 뒤 곧바로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21개 모든 원전을 점검하되, 고리 1호기 등 20년 이상 가동 중인 9개 원전의 안전성을 주로 확인할 계획이다. 9개 원전은 △고리 1~4호기 △월성 1호기 △영광 1~2호기 △울진 1~2호기 등으로, 1978~1989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것들이다.
교과부 측은 “이번 점검의 초점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원전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맞춰진다”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한국수력원자력 등 안전규제 전문기관 및 원전사업자 중심의 관행적 점검이 아니라 점검단에 다양한 민간 전문가를 포함시켜 객관적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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