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구매 지고, 개별 구매 뜬다.’
과거 신혼부부에게 가전제품은 가구·예단 등과 비교해 크게 발품 드는 혼수가 아니었다. 예산 규모만 확정해 놓으면 백화점·할인점 등에서 패키지로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전 혼수에 책정한 금액이 800만~1000만원이라면 여기에 맞춰 냉장고·TV·세탁기 등을 묶어서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백화점·할인점 등에서는 패키지로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특별 할인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양상이 점점 바뀌고 있다. 전자제품 종류가 워낙 다양해지고 개인마다 선호하는 상품이 다변화하면서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다. 남성의 경우 냉장고나 세탁기는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TV만큼은 최고급 기종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반면에 여성은 양문형 냉장고·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주방용 가전을 사기를 원한다. 이 또한 개인별로 천차만별이다.
구매·유통 채널도 백화점·할인점에서 온라인 오픈마켓·TV홈쇼핑 등 다양화되면서 각 제품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패키지 상품이 ‘누구나 만족하는 구성’에서 ‘누구도 완벽히 만족하지는 못하는 구성’이 되기 십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마다 우선으로 추구하는 가전제품 종류가 워낙 다양해 이제는 패키지 상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소비자도 개별 구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개별 가전 혼수, 제품마다 구매 전략 세워야=따라서 제품마다 기준을 세워 구매에 적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사용 빈도가 높은 4대 혼수가전은 부부의 생활패턴에 맞춰 구매하는 것이 필수다.
TV는 크기·화질·가격·공간 활용 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40인치 이상의 대형 디지털 TV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신혼집에서 확보할 수 있는 TV 시청 거리를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25평형은 29인치, 32평형은 34인치, 40평형은 40인치가 적당하다. 문병철 하이마트 바이어는 “TV가 가전 예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어느 TV를 선택하는지가 다른 가전제품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며 “기존 LCD TV보다 화질이 선명하며 두께는 얇고 절전효과까지 갖춘 LED TV가 신혼부부의 TV 선택 폭을 더욱 넓혀주고 있다”고 말했다.
냉장고는 다소 가격이 높더라고 예비부부의 경우 한 번에 쇼핑을 해서 음식물을 저장하거나 시댁이나 친정에서 밑반찬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아 700리터 이상급을 고르는 게 좋다. 홈바의 구성이나 인테리어, 기능에 따라 가격이 10만~30만원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생활패턴에 따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고른다.
세탁기는 일주일치 빨래를 한 번에 해결하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15kg급 이상의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요즘에는 에너지 절전형 제품이 많이 출시돼 전기료와 불필요한 추가 기능이 없는지 꼼꼼히 살핀다. 또 2세를 생각해 아기옷 삶음 기능이나 알레르기·아토피케어 기능, 안전도어 기능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요즘 신혼부부들은 아름다운 디자인과 더불어 허리보호 등과 같은 웰빙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선호한다.
김치냉장고는 과일·야채·와인 등을 다양하게 저장할 수 있는 제품인 만큼 같은 용량이면서도 스탠드형과 뚜껑식 제품은 가격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공간활용과 사용법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필수 혼수가전으로 꼽혔던 홈시어터는 혼수 리스트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디지털 TV에 노트북을 연결해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감상하는 등 홈시어터를 대체할 수 있는 IT기기가 많이 출시되면서 홈시어터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실생활에서 대체할 수 있거나 사용빈도가 낮은 가전은 과감히 혼수가전 품목에서 제외하는 것이 신세대 신혼부부의 특징이다.
◇특별 할인전 활용하기=3~4월 본격 시작되는 특별할인전도 알뜰 신혼부부들이 놓쳐서는 안 될 찬스다. 가전·유통업체와 제휴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할인률을 추가로 적용해주거나 할부혜택 기간을 늘려주는 행사도 풍성하다.
LG전자는 신한·롯데카드 등과 공동으로 혼수가전 할인 이벤트를 연다. 이달 27일까지 롯데카드와 제휴해 LG전자 전국 베스트샵 주요 매장에서 세일을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롯데카드와 LG전자가 올해 처음 마련한 첫 정기 세일이다. 행사기간 중 전국 주요 매장을 방문하면 LG전자 제품 구매 시 특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베스트샵·신한카드 공동으로 ‘뉴 베스트 할부’ 이용 시 최고 300만원, 최장 60개월 할부 혜택을 받는 행사도 진행한다.
대목을 만난 유통업체도 예비 신혼부부를 겨냥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하이마트는 지난 11일부터 2주 동안 전국 290여개 직영점에서 ‘하이마트 전국 동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결혼 시즌을 맞아 ‘혼수가전 페스티벌’을 실시하고 있으며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도 국내 4대 카드사와 최장 11개월까지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7~11개월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다음달 14일까지 진행한다. 본격적인 웨딩 시즌을 앞두고 혼수 특수를 겨냥했다. 신한·삼성·현대·하나SK카드(BC 포함) 결제 금액이 10만원 이상이면 7개월에서 11개월까지 자유롭게 무이자 할부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비씨카드와 외환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 시 6개월 무이자 할부도 가능하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