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현재 수습국면으로 들어갔다고 봅니다. 물론 전원이 연결돼 제기능을 발휘해야 하지만 안정단계로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덕헌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안전분석실장은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는 전력은 연결됐지만 전기불이 안들어와 칠흙같이 어둡고, 해수공급으로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등 정상적인 상황이 아닐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주계측기보다는 포터블 계측기 등을 이용한 냉각수 공급 등이 이루어진다는 전제조건을 달아 “수습국면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전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점 때문에 수습국면이 시기상조일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원자로의 잔열 등이 상당히 감소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전제를 달아서 정말 어처구니 없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예도 들었다. 소방대원들이 실수로 원자로에 갑작기 물을 투입하는 예다. 이때는 다시 기화가 일어나 원자로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항간의 콘크리트로 덮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콘크리트로 덮는 것은 우선 원자로를 제어할 기회를 상실하는 것이고, 원자로의 상세 프로세스가 어떻게 됐는지 파악할 수도 없기 때문에 사고원인 분석 등을 위해서라도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이 실장은 이번 사건이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이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사고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 실장은 “다른 점은 체르노빌은 원자로 출력의 1000배까지 열이 올라갔지만, 일본은 원자로가 멈춘 상태여서 그런 단계로 발전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실제 예를 하나 들었다.
“일본의 원전에 헬기가 물뿌리는 모습을 보면 금방 알수 있습니다. 헬기가 정지상태가 아니라, 지나가면서 물을 뿌립니다. 이는 250밀리시버트를 방사능피폭 제한치를 철저히 지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구조대 과피폭 사례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실장은 일본이 체르노빌과는 달리 나름대로 안전성을 우선하며 작업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실장은 “원자력 안전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좋지만 안전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쓰나미나 지진이 일어날 적정 대비상태를 찾아 최적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