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운 기자의 백투더퓨처]3월 24일 쥘 베른 사망

[이수운 기자의 백투더퓨처]3월 24일 쥘 베른 사망

 미래 전문가들은 미래 우리 사회를 지탱할 주요한 자본으로 ‘상상력’을 꼽는다. 상상력을 통해서 현재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가치를 이끌어 끊임없는 발전의 토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SF는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펼쳐지는 장이다. 이 때문에 SF 속에 등장한 기술이나 상황은 현실 세계에서 그대로 구현된다. 20세기 과학의 발전에 가장 큰 영감을 준 사람이 프랑스의 SF작가 쥘 베른이다.

 “20세기의 과학은 쥘 베른의 꿈을 쫓아 발달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가 작품 속에 묘사한 잠수함, 로켓, TV와 같은 기술은 20세기의 문명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 지금 시각에서 보면 TV나 로켓이 새로운 기술이 아니겠지만 쥘 베른이 소설을 쓴 시기가 1860년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상상력은 경이롭기까지 한다.

 쥘 베른은 1828년 프랑스 낭트에서 태어났다. 당시 낭트는 대외무역항의 발달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도시였다. 탐험에 대한 열정은 그가 파리에서 법학을 공부하는 동안에도 사라지지 않았으며, ‘삼총사’의 작가 알렉산드르 뒤마를 만난 후 집필의 세계에 들어서면서 빛을 발한다. ‘기구를 타고 5주일’ ‘해저 2만리’ `15소년 표류기‘ 등 80여편의 SF와 모험소설을 발표한 쥘 베른은 SF 아버지로 꼽힐 정도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상상의 세계를 그려낸다.

 대표작 ‘해저 2만리’는 잠수함 ‘노틸러스’를 통해서 장시간 잠행이 가능한 잠수함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달 세계 여행’에서는 대포에 몸을 싣고 달에 가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빌어 로켓과 인공위성 기술에 대한 예측을 보여줬다.

 1905년 3월 24일 사망할 때까지 꾸준히 집필을 해 온 쥘 베른은 과학기술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과학이란 실수에 바탕을 두지만 그 실수는 저질러 볼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를 조금씩 진리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는 말이 낙관론을 대변한다.

 쥘 베른의 말처럼 과학 기술의 발전에서 실수는 저질러볼 가치가 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상상력이 위기에 봉착한 IT 발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줄지도 모른다. 물론 전제는 그 실수는 사회와 인류를 위협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