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1년간 중지한다고 로이터가 22일(현지시각) 전했다.
파올로 로마니 이탈리아 산업부장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내각이 곧 (원전 건설을 위한) 부지 선정 등의 절차를 1년간 유예(모라토리엄)한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는 23일(현지시각)에 있을 예정이다.
선진 8개국(G8) 가운데 원자력발전을 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인 이탈리아는 “미래 이탈리아 전기의 25%를 원전으로 생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뜻에 따라 2008년부터 원전 건설을 추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그러나 “지진과 쓰나미가 유발한 일본 원전 사고에 비추어 새 원전 건설에 관해 재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발표하는 등 지난 주부터 신중한 자세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이탈리아에 지진이 잦은 게 원전 건설 재검토를 부른 원인이 됐다.
이탈리아 국민은 1987년에도 국민투표를 통해 원전 건설을 거부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재앙’의 여파였다. 이탈리아는 올 6월 중순에도 원전 건설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할 예정인데, 3·11 일본 대지진에 따른 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다시 반대표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