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대학원 신소재공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천태훈 씨가 최근 반도체 공정의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학계는 물론이고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반도체 소자에서 구리배선을 감싸고 있는 하부의 3개층(확산방지막)을 단 1개의 층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 ‘RuAlO’를 개발했다.
RuAlO는 루테늄(Ru)과 알루미늄 옥사이드(Aluminum Oxide)의 ‘원자층 증착공정(ALD:atomic layer deposition)’의 합성을 통해 얻어낸 금속재료다.
천 씨는 “이것을 반도체 공정에 사용할 경우 20㎚이하급 반도체소자에서도 구리배선이 투입될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물질 위에서 전기분해의 원리를 이용해 직접 구리배선에 얇은 막을 입히는 직접전해도금이 가능해져 구리배선이 채워지는 특성 역시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소재는 저항까지 줄일 수 있게 돼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극소화하면서도 동시에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영남대 중앙기기센터 조교로 활동중인 천 씨는 “다양한 분석기법을 활용한 재료의 물성이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RuAIO’는 이미 국내특허 출원을 마쳤고, 국제특허 출원도 준비 중인 데 앞으로는 다른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는 지 계속 실험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3월부터 지식경제부 산업원천기술개발과제의 하나인 ‘초미세·고신뢰성 배선기술 개발과제’를 통해 이뤄졌다.
천 씨의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이달 초 SCI급 국제저널인 ‘일렉트로케미컬 앤 솔리드스테트 레터’에도 게재됐으며, 지난 21일에는 미국 물리학회와 미국 물리학회에서 공동 발간하는 ‘버추얼 저널 옵 나노스케일 사이언스 앤 테크놀로지’에까지 실렸다.
논문 지도를 맡았던 김수현 교수(신소재공학부)는 “대학원 석사과정에 있는 학생이 쓴 논문이 네이처나 사이언스 등에 실린 나노분야 논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선정됐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면서 “성능과 집적도 향상을 위해 계속해서 반도체소자의 크기를 줄여가는 과정에서 충분한 성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한계에 봉착했던 반도체 배선 공정에 비로소 숨통을 트이게 하는 획기적 연구결과”라고 평가했다.
◆용어설명
원자층 증착공정=반도체 제조 공정 중 화학적으로 달라붙는 단원자층의 현상을 이용한 나노 박막증착 기술.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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