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의 건조부터 통신·안전운항·원격 유지보수까지 IT로 무장한 ‘스마트 선박’ 46척이 덴마크 AP 몰러(Moller) 등에 인도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과 현대중공업(사장 이재성)은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선박감시제어시스템(ACONIS)에 ETRI의 선박 솔루션을 탑재, 세계 최대 선주회사인 덴마크의 AP 몰러에 40척, 그리스 CMM에 2척 등 총 46척을 오는 29일부터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ETRI와 현대중공업이 지난 3년간 총 270억원을 들여 개발한 ‘IT 기반 선박용 토털 솔루션’은 IT와 전통 산업인 조선 간 대표적인 융합 기술로 선박 제조 부문의 ‘디지털 조선 야드 기술’과 선박 운용 과정에서 적용된 ‘스마트 선박 기술’이 핵심이다.
‘디지털 조선 야드 기술’은 선박 건조의 주 작업공간인 야드와 건조 중인 선박 내부를 무선통신망인 와이브로(무선 광대역인터넷)로 연결해 효율적 물류 작업 및 작업자 간 협업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 선박 건조 인프라 기술이다.
선발블록 구조물이나 자재, 장비 등의 위치를 실시간 파악, 기존 야드 현장이 안고 있는 블록 구조물 위치 오류, 비계획적 트랜스포터 운행 등 비효율적 물류 관리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현장 작업자가 갖고 있는 무전기, TRS, 휴대폰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복합 단말을 이용, 이동 작업 환경에서도 다양한 통신 업무가 가능하다.
이와함께 ‘스마트 선박 기술’도 함게 개발했다. 선박 내 모든 기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유·무선 선박 통합 네트워크(SAN)를 구축했다. 운행 중인 선박 내 관리자뿐만 아니라 원격지에 있는 관리자도 선박의 엔진, 항해 시스템, 각종 센서, 제어기의 상태를 통합된 한 화면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통제할 수 있다.
기존 선박에는 460여 개의 장치들이 8개 그룹으로 복잡하게 구성돼 있어 작업자가 각 그룹별 모니터를 통해 각각의 상황을 봐야했다. 또 선박 내에 설치된 유선 케이블만 80㎞나 됐다.
양 기관은 선박 건조 비용절감 효과가 연간 500억원, 시장창출 효과가 연간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와 ETRI는 이번 성과를 토대로 선박 안전운항 솔루션과 연근해 무선통신망 고도화, e내비게이션 표준 기술 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함호상 ETRI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은 “조선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IT융합으로 만들어낸것”이라며 “조선산업에서의 경쟁력 우위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ETRI와 현대중공업은 25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김흥남 ETRI 원장, 조석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이철 울산대학교 총장, 박맹우 울산광역시장 등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IT 기반 선박용 토탈 솔루션’ 시연회를 개최한다.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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