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내에서 복잡한 통신선로를 대폭 줄이고, 원격지에서 선박의 통신장애를 보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우리나라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현대중공업이 만든 이 기술은 세계 최대 해운회사가 발주한 선박에 탑재, 21세기 ‘스마트 조선’ 시대를 열게 된다.
지식경제부는 조선분야 IT 융합 과제 일환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현대중공업이 공동 개발한 선박통신기술(SAN:Ship Area Network)이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 AP 몰러(Moller)와 그리스 CMM이 발주한 40대 선박에 탑재된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신기술이 적용된 첫 선박을 오는 29일 발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ETRI와 현대중공업은 SAN 등 조선IT를 이용해 엔진 등 선박 내 각종 항해장치 상태를 통합관리하고 육상의 해운사에서도 원격 모니터링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간단한 유지보수도 가능하도록 했다. 그동안은 선박에 간단한 이상이 생기더라도 헬기 등을 통해 엔지니어를 선박까지 이동시켜 수리해야 했지만, SAN을 이용하면 육상에서도 간단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보수가 가능하다. 선박 내부와 근거리에서는 일반통신이, 원거리에서는 위성통신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함호상 ETRI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은 “배에 탑재된 여러 이종 기기 간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도록 호환성을 갖도록 한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관련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국제표준화를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지경부는 지난 2009년부터 최적운항 지원, 위험 감시대응, 사고 이력관리 등의 기능을 갖춘 장비와 표준 플랫폼을 개발하는 ‘지능형 디지털 선박의 통합관리시스템’ 과제도 수행 중인 만큼 향후 선박 핵심장비 국산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수근 지경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선박건조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IT융합을 통해 통신과 항해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조선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해당산업과 IT 융합 R&D를 적극 추진 중이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총 290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75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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