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근 인수한 BC카드의 카드 수수료를 대폭 내릴 뜻을 밝히면서 출혈경쟁을 우려한 업계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BC카드 최대주주인 KT는 24일 IT와 신용카드의 결합 서비스로 카드 수수료를 대폭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KT 고위 관계자는 24일 "카드산업의 고비용 구조를 혁신해 수수료를 제로 수준까지 확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모두 휴대폰에 넣어 다니면 플라스틱 카드가 없어져 수수료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결제대행서비스(VAN) 업체나 기존 카드사 반발이 있더라도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KT의 이 같은 움직임이 또다시 출혈경쟁으로 이어질까 염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췄고, 영세 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해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를 한 마당에 업체 스스로 수수료 인하를 선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카드업계의 수익 기반인 가맹점 수수료를 현재보다 더 낮추는 것은 업계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KT에는 아직 금융사 지분이 남아 있어 KT의 의도대로 수수료 인하가 진행될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카드업계는 주장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마케팅 경쟁이 격화하면서 금융당국이나 시장에서 과당경쟁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이 상황에서 한 업체가 나서서 수수료를 더 인하하겠다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출혈경쟁이고 공멸하는 길"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KT는 올해를 `통신-금융 융합 원년`으로 선언하고 지난 1월 신설된 서비스이노베이션(SI) 부문에 금융융합전략담당 조직을 만들었다. 금융융합전략담당 조직에서 BC카드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위해 다양한 컨버전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KT가 선임할 BC카드 사장에는 이종호 KT캐피탈 사장이 유력한 가운데 장형덕 현 BC카드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KT는 특히 사용망을 제공하고 결제를 대행하는 BC카드 업무구조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결제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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